2023.03.01
거잠포구
출발시간 14:24
오늘도 거잠포구의 샤크섬을 찾아왔다.
오늘 걸어볼 길이 영종도의 옛 이름인 용유도의 해안을 걷는 길로 거잠포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때가 맞는다면 장관을 연출하는 샤크섬의 일출을 보고 트레킹을 시작하는 것도 좋다.
https://wonhaeng.tistory.com/491
만조시간이 12시03분으로 두시간이 지났는데 거잠포에는 아직도 바닷물이 가득해 보인다.
참고로 간조시간은 18시30분, 해가 질때까지는 물이 들어올 일이 없다는 뜻이다. 다만 너무 늦게 출발하는 탓에 편도 4시간 이상 소요되는 길이라 왕산 해수욕장에서 해넘이를 볼수 있을지가 애매하다.
코스를 걷다보면 용유해안길에 대한 안내나 이정표는 전혀 없다. 유일하게 코스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는 영종대교 휴게소에서 볼수 있었다.
용유도 섬돌이길로 소개되어 있는데 거잠포에서 해안을 따라 다섯개 해변을 걷는 트레킹으로 발자국이 표시되어 있는 경로다.
거잠포구 - 마시안해변 - 조름섬 - 용유도해변 - 선녀바위해변 - 을왕리해변 - 왕산해변
* 총거리 13km, 소요시간 4시간
* 마시안 해변에서 조름섬은 썰물때만 길이 열린다.
* 조름섬 구간과 선녀바위 뒷편 구간은 해안이 험하고 밀물때는 고립될수 있다.
* 선녀바위 해변에서 을왕리 해변까지는 문화탐방로를 이용한다.
* 출발전에 반드시 물때를 확인해야함 (바다타임 - 영종도 검색)
시작은 선착장에서 용유하늘전망대 방향으로 출발한다. 거잠포에서 마시안 해변까지는 우선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지도에는 거잠포 해변으로 걸을수 있는것처럼 나와 있는데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막혀 있었다.
해변을 걷다가 힘들거나 코스를 종료하고 싶을때는 해변을 벗어나 버스를 이용하면 다시 거잠포로 돌아올수 있다.
용유하늘전망대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이름은 "무의도 입구"로 되어 있다.
마시안해변
도착시간 14:39
버스 정류장에서 100m정도 진행하다 마시란로를 따라 우측으로 들어간다. 횟집과 조개구이집이 즐비해 차량과 걷는 사람들로 복잡한 구간이다.
거잠포에서 1.4km를 걸어 마시안 갯벌체험장에 도착, 여기서부터 해변으로 걷는다.
마시안은 이름만큼이나 해변도 예쁜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갯벌체험도 할수 있고, 고운 모래 덕분에 아이들의 놀이터로도 제격이다.
아이들은 모래 장난감들로 한살림을 차려놓고 갯벌로 나간 모양이다.
저멀리 무의대교가 뿌연 연무에 휩싸여 있다. 오전 내내 흐리던 하늘이 아직은 활짝 개이지 않았다.
거잠포 앞바다의 물이 가득차 있던 우려와는 달리 마시안 해변에는 물이 저멀리까지 빠져 있었다.
아이들이 새우과자를 들어올리자 어떻게 알았는지 갯벌쪽에서 갈매기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갈매기들은 갯벌 위에서 정신없이 날아다니고,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지니 의외로 걷기가 힘들다는 느낌이지만 반달모양의 마시안 해변 저 끝까지 천천히 걸어가 본다.
향을 피우고 기도할수 있는 석화사 앞 해변을 지나간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해변을 감싸며 마시안 앞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이곳은 모래해변이 아닌 거친 돌들이 많다. 빠지지 않으니 걷기에는 훨씬 더 수월하다.
장작불 향기와 조개구이 냄새가 가득한 해변, 이곳에서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앞으로는 올라가는 길이 없기때문에 조름섬까지 거친 해변을 따라가야 한다.
돌아보니 둥글게 휘어진 마시안해변과 거잠포의 잠진도길이 아득하게 보인다.
물이 빠졌으니 위의 도로로 나가지 않고 계속 해안길로 걸어본다.
조름섬으로 가는 해안은 굴껍데기가 잔뜩 붙어있는 바위들 투성이다.
거칠기때문에 등산화를 신는 편이 좋고, 잘못 디디면 발목을 접질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면서 진행해 보자.
용유해안길에서 가장 멋진 구간이었던것 같다.
마시안 해변에서 조름섬으로 걷는 중인데 의외로 한참을 바다쪽으로 진행하는 코스다.
해안을 걷지 않는다면 볼수 없을 풍경이다.
해안절벽 아래 기암괴석들이 여기저기에 자리잡고 있어 마치 탐험하듯 걷는 해안길이었다.
바다쪽으로 진행하다보니 이곳은 물이 덜빠져 앞에서 바닷물이 찰랑거린다.
우뚝 솟은 기암들과 수없이 널린 바위들을 넘어가는게 해안길이 아니라 바위능선을 넘어가는 등산로와도 같다.
이제는 물이 바로 앞에서 찰랑거린다. 얼핏보면 밀물인가 싶어 조바심이 날만도 하다.
무인도인 조름섬이 보이고 들어갈수 있는 길이 열린듯 하다.
해안 절벽은 병풍을 두른듯 펼쳐지며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조름섬
도착시간 15:26
드디어 조름섬과 마주했다.
길이 활짝 열렸지만 양쪽으로 바닷물이 찰랑거리는데 마치 물이 들어오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 가장 물이 많이 빠지는 간조시간은 18시30분, 마시안 해변에서 바다쪽으로 20분 정도 들어온 지점이라 해안보다는 물이 덜빠져 있는것이다.
저멀리 잠진도길과 무의대교가 훤히 조망된다.
조름섬은 섬 전체를 곰솔이 덮고 있는 작은 섬으로, 둘레를 한바퀴 도는데도 20분이면 족하다.
조름섬에서 바라본 용유해변, 앞으로 걸어가야할 해변이다.
야생동물마저 살지 않는 무인도,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일몰전까지 왕산해변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밀물인지 썰물인지 확인용 사진으로, 조름섬에 들어갈때는 이 바위들 앞에도 물이 찰랑거렸는데 지금은 많이 빠져 있어 썰물이라는걸 알수 있었다.
조름섬을 빠져나와 용유 해변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온통 하얀 굴껍질로 장식한 수석이나 분재를 보는듯 하다.
해안 절벽에서 뿌리를 내린 곰솔,
바위 위로 비행기 한대가 날아오른다.
조개와 소라, 굴껍질이 모여 아름다운 작품이 되어준다.
용유도해변
도착시간 15:47
바스락거리는 껍데기와 소나무 아래로 걷는 길이 꽤나 운치 있다.
용유도해변은 인적이 거의 없는 한적한 곳이다. 이 너머에 선녀바위 해변과 을왕리가 있는 탓인지도 모른다.
조름섬도 이제 점점 더 멀어지고
고운 모래로 발이 푹푹 빠지니 갯벌쪽 가까이로 걷는게 유리하다.
바닷가의 흔한 풍경이지만 길게 뻗은 해변을 걷는 지루함을 달래기에는 최고의 피사체다.
해변 끝에서 다시 좌측으로 돌아서 간다.
다시 길게 뻗은 용유도 해변이 이어지고 정면에서 내리쬐는 햇빛에 제법 덥기까지 했다.
거잠포에서 시작해 대략 7km 지점으로 오른쪽으로 벗어나면 버스정류장이 있으니 지금이라도 트레킹 길이 힘들거나 마음에 안든다면 언제든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마시안 해변의 끝자락과 바닷길로 이어진 조름섬, 그 가운데로 잠진도와 무의도가 조망된다.
그늘진 곳이라 한낮의 더위를 식히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바위에 자리를 잡고 첫 휴식시간을 갖는다. 출발한지 2시간만에 7.44km 지점이었다.
20분 정도를 쉬었는데 시간은 이미 16시40분, 해질때까지 왕산에 갈수있을까 처음으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느긋하게 쉴 시간이 없다는걸 이제야 안것이다.
촬영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트레킹이나 여행을 하면서 되도록이면 많은 사진을 담아야 나중에라도 생생하게 기억할수 있기 때문이다.
둥글게 휘어 돌아가는 해안이 모두 닮은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해변들이다.
갯벌은 이곳 주민들의 생업이자 삶의 현장이다.
해안을 걷는 분들을 처음 만났다.
목적이야 다르겠지만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지애가 느껴진다.
이미 밀물때면 해안 끝부분에서 제방 위로 올라가 걸어도 되고, 도로를 따라 선녀바위 해변으로 바로 가면 된다.
오늘은 물때가 해질녘까지는 물이 들어올 이유가 없으니 해안길로 계속 걸어본다.
이곳을 돌아가면 선녀바위 해변이 나온다.
출항하지 않은 배들이 밧줄에 의지한채 갯벌에 나란히 모여있다.
선착장으로 보이는 끝부분에서 이제 선녀바위 해변으로 넘어간다.
선녀바위해변
도착시간 17:03
모두가 알고 있는 선녀바위 해수욕장이 아니라 선녀바위의 뒷쪽 구간인 곳이다.
작은 소원탑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한다.
선녀바위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지나야 하는데 길이 꽤나 험한 구간이다.
밀물때 고립 사고가 발생했던 지역이라는 위험 경고판이 바위에 부착되어 있다.
파도가 제법 센 곳으로 지도상에는 거북바위로 나와 있는데 어떤게 거북바위인지 알아채지는 못했다.
용유해안길중 가장 험한 구간이지만 그만큼 스릴 넘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것이 거북바위인가 싶어 담았던 사진으로 하늘에 반달이 떠있는 모습이다.
조금씩 선녀바위 해변에서 보았던 익숙한 풍경들이 눈에 띈다.
어느새 해가 많이 내려 앉았다.
장애물 경기를 하듯 돌덩이들이 수없이 깔려있는 이곳을 지나면 선녀바위에 도착할 수 있다.
선녀바위의 뒷모습, 역시나 다른 해변에 비해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출발한지 거의 3시간만이다.
반달 포착후 다른 기암괴석으로 한장 더 담아본다.
한 가족의 바다 나들이는 태양빛 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나는 추억으로 남을터,
두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듯한 선녀의 모습도 담아본다. 선녀바위 해변은 해넘이도 일품인 곳이다.
https://wonhaeng.tistory.com/500
선녀바위 해변에서는 쉽게 볼수 있는 풍경, 손쉽게 먹이를 구할수 있기에 갈매기들의 경쟁이 꽤나 심해 보인다.
아이들도 갈매기만큼이나 신나 보인다.
선녀바위를 향해 한컷 담아두고,
선녀바위 해변부터 을왕리 해수욕장까지는 문화탐방로를 이용해 걷기로 했다.
이미 시간은 17시32분, 조금 더 서둘러야 할것 같다.
https://wonhaeng.tistory.com/408
문화탐방로를 걸어봤기때문에 시간 예측이 가능한데, 촬영 없이 걸어도 왕산이 아닌 을왕리에서 해넘이를 보게될것 같다.
썬배드가 있는 전망데크에 도착, 선녀바위를 향한 포토 프레임이 있는 곳이다.
이미 노을빛이 물들기 시작하고,
출렁다리에 도착, 선녀바위 해변을 출발한지 24분만이다.
출렁다리에도 아름다운 노을빛이 스며든다.
전망대에서 출렁다리 한컷 담아보고 바로 을왕리 해변으로 출발한다.
노적봉이 있는 숲길로 문화탐방로를 따라 간다.
을왕리해변
도착시간 17:59
숲을 빠져나오면 을왕리 해변 끝부분에 도착하게 된다.
해가 바다 위로 많이 내려 앉았다.
이미 소개했던 을왕리 데크길을 따라 해변까지 가면 된다.
돌아본 해안의 모습은 황홀함 그 자체이다.
을왕리 해변은 언제나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갈매기들도 명품 낙조를 구경하기 위해 1열에 모여 앉았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곳, 그래서 더 아름다운 해변이다.
해변에 도착하니 이제 몇분 내로 해가 바다 너머로 내려갈것 같다.
조금 더 위치를 옮겨 오늘 하루를 마감하는 해넘이를 지켜본다.
사진이 점점 더 늘어나는 관계로 을왕리 해수욕장의 해넘이 사진은 따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선착장 너머 왕산 해변까지 가야하는데 너무 늦어 계속 걷는건 무리라는 판단이다.
https://wonhaeng.tistory.com/414
오늘 트레킹은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비록 왕산 해변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해안을 걷는 트레킹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따로 개발하지 않아도 해안만 따라 걸으면 되니 걷기를 좋아하는 도보여행자들에게는 거리도 적당히 길어 좋은 코스라 생각된다.
총 소요시간 : 4시간12분 (트레킹시간 3시간12분, 휴식, 촬영시간 포함)
실제 걸은거리 : 12.88km (을왕리 해변까지의 거리임)
오늘도 좋은 길 하나 잘 걷고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언제나 좋은날 되세요
Photographed by BayZer™
'+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 걷기좋은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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