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교동도] 1편. 화개산, 안개속에서 길을 잃다

2021. 2. 9. 00:19+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산행이야기

[강화 교동도 화개산]
산행코스 : 교동면사무소 - 연산군유배지 - 어딘지 모를 숲속 - 화개산 - 화개사
평범하지 않았던, 예사롭지 않았던 화개산 등산

TMC산행기 / 블랙야크 섬&산
인천 강화

Photographed by BayZer™

2021.02.07

 

 

 

08:30분, 교동면사무소에 도착했다.
교동도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교동대교 건너기 전에
군의 검문을 받아야 한다.
인적사항등 간단한 방문기록을 남긴후
교동으로 들어갈 수 있다.

 

 

 

화개산은 비록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 서면 석모도와 아차도,

주문도, 멀게는 북한땅까지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오늘의 코스는 교동면사무소를 출발해 연산군유배지를 거쳐

화개산에 오른후 하산은 화개사 방향으로 할 예정이었지만
화개산 전망대 및 산책로 조성 공사로 인해
연산군유배지 방향이 어떻게 될지
감이 안잡힌채 출발하게 되었다.

 

 

 

08:47분, 교동면사무소에서 안내판 옆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어 그곳으로 출발하면 된다.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안개가 심해진다.
예쁘게 생긴 성당이 보인다.

 

 

 

등산로 입구는 직진으로 일단 도로를 따라 걷는다.
나중에 화개사에서 하산할때 이곳으로 다시
나오게 되는데, 여기서 처음부터 화개사 방향으로
올라갔으면 예사롭지 않았던 우리의 산행이
100% 달라졌을 것이다.

 

 

 

아직은 여유있게 안개속 풍경을 만끽하며 걸어본다.

 

 

 

넓은 아스팔트 도로가 나오는데
이 길은 강화나들길 9코스라고 한다.
조금 더 진행하자 연산군유배지 관람이 안된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이때만해도 관람만 안될뿐 가는 길조차 없을줄은 몰랐다.

 

 

 

노란리본을 따라서 걷는 이 길은
연산군유배지로 가는 방향이이기도 하다.

 

 

 

교동면사무소에서 15분정도 걸어온 위치..
진입로 마저 폐쇄되어 있다는 안내문이 있다.

 

 

 

마침 그곳에 계시던 동네 주민분이
그래도 다들 올라가더라고 하셔서
우리도 일단 질퍽한 공사장 길을 따라 올라갔다.
얼마나 갔을까, 공사 관계자 분이
올라가봐야 길이 짤렸다며 다시 내려가서
한증막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하신다.
내려와보니 폐쇄 안내문이 있던 왼쪽으로
한증막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안개속에서 길을 잃다

 

짙은 안개로 인해 한증막이 어딘지는
알수 없었지만 안개 낀 풍경에 매료된채
사진놀이에 흠뻑 빠진채 길을 걸어간다.

 

 

 

눈이 없어 볼거없는 겨울풍경에
안개는 그나마 위안이 되어준다.

 

 

 

첫번째 갈림길이 나왔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먼저 오른쪽길로
갔더니 예비군훈련장인지 작은 시설물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더이상 길이 없어
다시 내려와 왼쪽길로 의심없이 계속 진행했다.

 

 

 

10분정도 걷다보니 이길이 아닌것 같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마침 저멀리 있는 집한채에서 동네주민분이
창문으로 내다보시며 길을 알려주셨다.
멀어서 확실히는 안들렸지만 예비군훈련장을
언급하시길레 아~~ 하며 조금전에 갔던
오른쪽길이 맞았구나 하며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 갔다.

 

 

 

갈림길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화생방실처럼 보이는 건물이 한채 나오고

 

 

 

그 앞으로 지나가면 숲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아까 올라왔을때는 길이 없는줄 알았는데,,,

 

 

 

잠시후 사격장이 나온다..ㅎㄷㄷ
이쪽으로 가라했으니 맞는거겠지~~
그런데 등산로 안내판 따위는 아예 보이지도 않고
동네주민 분들이 다니시는 등산로인가 했다.
오른쪽과 왼쪽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여기서 왼쪽길로 들어섰는데,,,
오늘 산행 자체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중이었다.

 

 

 

길이 더이상 없었다.
산이 낮으니 정상이라도 보이면 방향잡기가 수월할텐데

 

 

 

어디로 가야할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출발전에 미리 봐두었던 약수터는 또 어딘지~~~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안보인다.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숲을 헤쳐나가면
등산로로 보이는 길이 나오기도 하고,
누군가 이미 걸어갔던 발자국도 보이고,,

 

희망고문의 시작이었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밝아오는 햇살에
우리를 맞이해준 자칭 신비의 나무,,,

 

 

 

등산앱을 켜보니 정상이 가까운곳에 있다.
안개때문에 정상이 어딘지 모른채 계속 왔다갔다,,,
여기서도 정상 인증 좌표까지 뜨니
다시 내려간다는건 생각할수도 없었고
더욱더 포기할수 없는 노릇이었다.

 

 

 

잠시 휴식하며 왔다감 인증사진 한장 찍고

 

 

 

잠시후 길이 아예 없어졌다.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
혹시 멧돼지라도 만나면 도망갈수도 없는 길이다.
교동도가 군사지역이다보니 혹시라도 지뢰를
밟지 않을까 온갖 잡생각에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나뭇가지에 옷이 걸리기도 하고
가시나무에 긁히기도 하면서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나가본다.
여긴 도대체 어디인가???
숲에서 길을 잃었다.

 

 

 

저 앞이 정상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
이리저리 숲을 헤쳐나가 본다.

 

 

 

오르는 내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수없이 되뇌이며 평범하지 않은 이 산행의
결말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뭇가지에 얼음이 얼어 붙어 몇컷 담느라
고된(?) 산행길에 잠시 휴식을 주어본다.

 

 

 

다시 숲에 갇히기를 여러번~~
창문 아주머니는 왜 이쪽길을 알려주셨는지,,
아니면 사격장에서 오른쪽 길로 갔어야 했나???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것 같았다.
마치 오래된 산성처럼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길 아닌 길을 지나간다.

 

 

 

10:52분, 드디어 정식 등산로를 만났다.
우리는 왼쪽 숲에서 넘어온 것이다.
한숨도 나고, 기쁘기도 하고,,
어이도 없고, 서로 바라보니 웃기기도 하고,
뭔 기분이 이런건지~~

 

 

 

이렇게 편한 길을 두고 개고생을 했으니,,
아무것도 안보였던 안개 탓을 해보기도 한다.

 

 

 

성혈(星穴) 바위

성혈이(바위구멍 그림)이 새겨진 바위는 청동기시대 이후의 유적으로,

하늘에 별자리, 풍요와 다산, 장수, 태양 또는자연숭배, 마을 제단 등

민간신앙의 일종으로 바위구멍을 통한 주술적 행위의 흔적이다.
주로 고인돌에서 볼수 있으나 자연암석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 바위는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높은 지점인 점을

고려해 볼때 자연숭배 신앙의 흔적으로 보고 있다.

- 안내문에서 옮김 -

 

 

 

이제 정상이 코앞이다.
안개도 걷히고 숨통이 트이는것 같은 기분이다.

 

 

 

이 등산로는 강화나들길의 한부분이었다.

 

 

 

화개산 정상,,
해발 259.6m를 이렇게 고생하며 올라올줄은ㅋㅋ

 

 

 

화개산 표지석이 왜이리 반가운지,,
인증사진부터 찍고~~

 

 

 

교동도 앞바다를 산 위에서 볼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출발한 화개산이었는데,
여전히 안개와 미세먼지로 뿌연하늘만 보여주고 있다.

 

 

 

11:17분, 좀더 기다려볼까 하다가
교동도 핫플레이스 대룡시장에 가기위해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은 올라왔던 등산로로 다시 내려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알아볼려다가
처음부터 계획했던 화개사 방향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약수터가 0.2km라니
우리가 길을 제대로 선택해 약수터 방향으로
왔다면 이쪽길로 올라왔을텐데,,,

 

 

 

조금더 내려가면 청동기시대 후기의 암각화가 나온다.

 

 

 

내려오면서 돌아본 정상의 모습

 

 

 

그나마 사진찍기 좋은곳이라는
바위 위에서 한컷 담아보고~

 

 

 

화개산 봉수대를 보려고 했는데
그냥 지나친건지, 또 길을 잘못 들은건지,,
오늘은 정말 이상한 산행을 하고있는 느낌이다.

 

 

 

결국 봉수대는 못보고,
바윗길을 넘어가다 보면 공사현장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전망대를 조성하려는 현장인것 같다.
전망대가 완성되고 나면 아마도 여기까지
차량으로 올라올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 산행이 결코 아쉽지만은 않다.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인데
모두 사진들이 올라가는 방향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침에 길을 잃었던 산행은
다 날려버리고, 사진을 역순으로 배치해
화개사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행기를 쓰려고 했었다.

 

 

 

이렇게 화개사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계속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정상에서 650m 내려온 지점이다.
화개사까지는 750m 남았다.

 

 

 

여기부터는 비교적 걷기좋은 길이 이어진다.
눈이 없는 겨울풍경은 진짜 볼게 없는것 같다.
그러고보니 아침 안개 낀 풍경이 더 맘에 든다.

그렇게 고생을 하고도,, 참 어이없게~~

 

 

 

#화개사

 

11:45분, 정상에서 1.5km를 내려와
화개사에 도착했다.

 

 

 

화개사 앞에는 수령 200년 된 소나무가
저 홀로 푸르게 서있었다.

 

 

 

화개사 법당

고려말 문신 이색이 교동도를 좋아하여
이곳 화개사에서 자주 머물렀다고 한다.

 

 

 

화개사에서 교동면사무소 까지는 1.5km다.

 

 

 

면사무소 주차장까지 800m 남은 지점

 

 

 

잠시 쉬어갈수 있는 나무 벤치가 있는곳,,

 

 

 

주변으로 여기저기 돌탑들이 세워져 있다.
제일 오른쪽 돌탑 뒤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길도 아니고 생뚱맞은 곳에 세워져있는,,,

 

 

 

솔잎향이 나는 소나무 숲길을 걷다보면

 

 

 

고라니 산책로가 나온다.

 

 

 

고라니 산책로에서 면사무소 방향으로
가는 길은 마을 옆을 지나가는 길이다.

 

 

 

잠시후 아스팔트 도로가 나오고
이 길을 건너 면사무소 방향으로 간다.
아침에 이곳을 지나쳐 연산군 유배지 방향으로 걸었었는데,,

 

 

 

아예 처음 여기서부터 화개사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더라면 오늘 산행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12:10분, 먼저 점심을 먹기로하고
대룡시장으로 고고씽~~

대룡시장은 교동도 2편에서 계속됩니다.
어이없는 산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교동도 대룡시장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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