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탄고도1330 5길] 정선 만항재 함백산소공원 ~ 꽃꺼끼재까지 역방향 트레킹

2023. 7. 5. 23:11+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걷기좋은길

2023.07.02

5길, 광부와 광부 아내의 애틋한 사랑의 길

 

강원도 정선 고한읍에 위치한 만항재, 이른 아침 5시에 도착한 이곳은 나의 고향이기도 하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함백산 소공원에서 잠시 산책을 하며 오늘 걸을 5길 트레킹을 준비한다.

만항재 풍경 자세히 보기

https://wonhaeng.tistory.com/450

 

[정선 만항재] 함백산 야생화축제, 구름 위 정원을 걷다

2023.07.19 만항재는 정선 고한읍, 영월 상동읍, 태백 혈동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고개로 해발 1,330m이다.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중 가장 높은 고갯길로 함백산과 운탄고도의 접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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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길 종점인 만항재 스템프함은 만항재 주차장에서 고한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함백산소공원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장 제일 안쪽 귀퉁이에 숨어 있다. 주차된 차들로 안보일수 있으니 화살 표시된 곳으로 가면 된다.

* 만항재 주차 :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산214-25
* 꽃꺼끼재 주차 : 강원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462-18
* 대중교통 이용하기 (원점회귀)
  - 함백산 소공원에서 만항 버스정류장까지 1.2km 도보 (25분 소요), 택시비 약3,300원
  - 만항정류장 (57, 57-4번 만항 버스, 07:56, 10:06, 13:51, 15:46, 18:51) - 고한역 (청량리행 무궁화호 07:17, 08:48, 10:46, 13:29, 16:46, 19:39) - 사북역 하차
  - 사북역에서 꽃꺼끼재까지 대중교통 없음, 5.3km 도보 (약 1시간50분 소요), 택시비 약 6,000원
  - 택시 이용시 꽃꺼끼재 주차장까지만 운행함 (꽃꺼끼재까지 1km 도보 15분 소요)
  - 역방향 : 꽃꺼끼재에서 택시진입로까지 1km 도보, 만항재까지 택시비 약27,000원
  - 정선군개인택시지부 033-592-2580
* 5길은 높은 고도를 유지하면서 오름과 내림의 변화가 크지 않고, 길이 넓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트레킹 길이다.
* 시점이든 종점이든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차 이용시 택시로 원점회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운탄고도 5길 안내지도

화절령에서 만항재 소공원까지 이어진 높고 아득한 산길, 산중턱 도롱이 연못에 얽힌 이야기는 모든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광부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의 애타는 마음이 담겨 있는 곳이 도롱이 연못이라면 뒤어어 마주치게 되는 1177갱은 광부들이 캄캄한 막장으로 들어가는 갱도의 입구였다. 이 길은 광부와 광부 아내의 높고 애틋한 사랑의 길이다.

만항재 (함백산소공원) - 약수터 - 하이원CC갈림길 - 운탄고도쉼터 - 1177갱 - 도롱이연못 - 꽃꺼끼재 (역방향)

* 거리 : 15.7km
* 소요시간 : 5시간15분
* 고도 : 1,330 - 1,067m
* 5길은 산불조심기간에 꽃꺼끼재 구간이 입산 통제됨 (봄철 2월1일 ~ 5월15일, 가을철 11월1일 ~ 12월15일까지)

 

만항재 (함백산소공원)

출발시간 05:40

 

만항재는 차로 오를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로 해발 1330m, 운탄고도 1330의 명칭도 만항재에서 비롯되었다.
오늘 트레킹은 TMC(둘이가는 산악회) 대장과 회원 1명이 함께 한다.
만항재에 주차후 역방향으로 걸어 꽃꺼끼재에서는 택시로 원점회귀할 예정이다.

 

 

운탄고도 5길의 매력이라면 고도가 높아 여름에도 시원하게 걸을수 있다는 점과, 길이 넓고 완만한 오르내림이 이어지는 코스라 운탄고도중 가장 인기있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낙엽송 숲 사이로 벌써 해가 떠올랐다.

 

5길은 역방향으로 걷든, 정방향으로 걷든 난이도 면에서는 별 차이를 느낄수가 없다.
고향 땅에서 걷는 운탄고도는 처음부터 만항재에서 시작해보고 싶어 역방향으로 걷게 되었는데, 유년시절 검은 흙먼지 날리던 탄차길을 걸으며 눈이 가는 곳마다 탄광뿐이던 풍경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갈림길도 거의 없고, 길 안내가 잘되어 있어 길을 찾는데 어려움은 전혀 없다.
추억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정선 구간의 5길은 하늘을 따라 걷고, 바람을 따라 걷게 되는 하늘길이자 바람길이라 할수 있다.

 

운탄고도 5길 트레킹

 

풍차가 일으키는 바람소리가 온 숲에 울려 퍼진다.
어린시절 때처럼 산딸기 따먹으며 풍차 구경도 하고,, 출발후 이제 1km 진행했지만 애써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구름이 많은 오늘 날씨, 만항재에서는 서늘함에 닭살이 돋기도 했는데, 걷기에는 최적의 날씨다.
갈림길에서는 관계자가 아니니 혜선사 방향으로 진행하고~

 

원래는 시작 지점이지만 오늘은 종점인 화절령까지는 이제 14km 남았다.

 

숲을 걷는 자체로 힐링이라는 말, 운탄고도를 걸으면서 더 많이 하게 되는것 같다.
운탄고도는 처음인 대장, 이건 찍어야 한다며 말뚝 인증샷도 담고~

 

100대 명산을 하면서 발을 다쳤었는데 많이 좋아진 듯, 이 길이 마음에 들었는지 기분도 많이 업되어 있다.

 

대장의 걷기 상태를 고려해 5길을 먼저 걷게 되었는데 이 길을 좋아라 하니 다행이다.
비가 안오면 일요일날 4길을 걸을거라 했더니 잘 갔다 오란다ㅋㅋ
29km나 되는 오르막길로 10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장거리 코스라는 설명은 숨겨둘걸 그랬다.

 

이러고 있으면 내가 찍어 준다는걸 아는 대장과, 촬영포인트를 못잡는 신입 회원ㅎㅎ

 

이 길은 아라리고갯길로 역방향이다보니 혜선사 갈림길에 도착해서야 알수 있었다.
하루종일 걸어도 힘들것 같지 않은 숲길이다.

 

구불구불한 길은 마치 골목길을 돌아 나오면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듯 눈길이 멈추는 곳에서 발길마저 멈추게 한다.
나 신경 쓰지말고 가랬더니 이 좋은 풍경에서도 그냥 간다...

 

갈림길이지만 운탄고도는 누가봐도 직진 방향인걸 알수 있다.
화절령까지는 12.3km 남았고,  아라리고갯길을 걸어 3.2km 진행했는데 벌써 1시간이 다 되어간다. 약수터까지는 0.55km 남은 지점이다.

 

바람이 몰고온 안개가 자욱하게 먼 산을 가려 놓는다.

 

약수터 도착 전에 풍경이 아름다웠던 지점, 대장은 내가 사진 찍는 포인트를 잘 아는것 같다.

 

3명이 모두 사진을 찍고 있지만 방법은 각자 다르다는 점,

 

약수터

도착시간 06:50

 

출발한지 1시간 10분만에 약수터에 도착했다.
5길 운탄고도가 이미 걸었던 영월 구간과 다른 점은 길안내를 하는 리본이 없다는 거다. 나뭇가지마다 매달린 리본들이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공해이자 쓰레기라 5길에는 이렇게 리본장착소가 마련되어 있다.

 

계곡에서는 여름에도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이 흘러 내리고, 요상하게 생긴 나무를 통해 물이 나오지만 음용불가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11.8km 남은 5길은 약수터를 지나면서 전망이 트이는 산허리로 치닿는다.

 

안개 물방울 때문인지 공기 자체가 아직도 서늘하고,

 

온통 산뿐인 이 길에서 만날수 있는 최고의 풍경에 저절로 엄지척이 된다.

 

걷기를 잊은 사람들처럼 주변 풍경들에 하나 하나 모두 참견해도 여유있게 걸을수 있는 운탄고도,
혼자라면 몰랐을 재미도 알아가며 이렇게 길과 하나 되어 유유자적 걷는 것도 좋은것 같다.

 

나뭇가지의 리본은 없지만 말뚝은 잊을만하면 세워져 있어 운탄고도만의 멋을 더해준다.

 

안개, 햇살,, 한참을 서 있게 만들었던 뒤돌아 본 풍경~

 

역방향이라고 오르막길이 없는건 아니지만 완만한 경사라 일행들은 그새 저멀리 치고 나가는 중이다.

 

지나온 길에는 안개가 계속 밀려와 몽환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이런 풍경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니 산행시간이 늘어나는건 당연하다.

 

검은 먼지 날리며 탄차들이 석탄을 실어 나르던 옛길은 폐광과 함께 인적없는 길로 버려졌지만, 이제는 사람들을 이 깊은 산중으로 불러 모으는 명품길로 변화하였다.

 

요란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도 운치있는 길이 되었고, 쉼과 휴식을 가질수 있는 여유있는 길이 되었다.

 

이곳이 어디쯤일까 궁금해할 필요도 없는 길,
그저 바라보고 느끼고, 사진으로 남겨놓는게 나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과 걸어온 길, 안개가 더욱 심해진다.

 

이 높은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특별한 하루임이 분명하다.

 

7시16분, 약수터에서 1.2km 진행한 지점으로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가는걸로~
먼저 와 계셨던 대전에서 오신분께 커피도 한잔 드리고,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며 다양한 간식을 즐긴다.
여성 일행이 있으니 먹거리부터가 정성이다. 인정~~

 

쉬고 있던 장소에도 안개가 드리우고, 하이원CC 갈림길까지는 아직도 4.3km를 더 가야 한다.
15분만에 재정비후 다시 출발~

 

출발후 5분만에 다음 쉼터에 도착했는데, 자욱하던 안개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하나의 길을 따라가지만 지루함이란 전혀 느낄수가 없는 길.

 

저마다의 풍경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인적없는 오지의 길에서 휴식과 쉼을 찾을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자연이 주는 편안함 때문일 것이다.

 

걷지 않으면 보지 못할 길,
그 길에는 많은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고, 새로운 이야기와 추억이 앞으로도 쌓이게 될 것이다.

 

하늘은 좀 더 맑아졌고, 햇빛도 비추기 시작하지만, 바람이 좋아 더위보다는 시원한 편이다. 집에 전화를 했더니 인천은 아침부터 폭염이라고 하는데,,
7시52분, 주차장보다 넓은 쉼터에 도착, 계속 이어서 진행한다.

 

능선에도 햇살이 비추면서 안개를 증발시키고, 그늘진 시원한 숲길은 트레킹에 있어서 최고의 선물이 되어준다.

 

엄청난 소망

수의에 없는게 있다.
그게 주머니다
수의는 무색이다
뺄것 다 뺀 옷이다.
그 옷을
입고 갈 적에
잘 어울리고 싶다.

김동호

 

하이원CC 갈림길까지 1.8km 남았다. 정방향으로 걷는 분들은 3.7km만 가면 약수터에 도착하게 된다.

 

5길 중간 스템프함

도착시간 08:13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걷다보니 스템프 찍어야 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 길가에 있지 않았다면 까맣게 잊고 그냥 지나쳤을게 분명하다.
운탄고도 쉼터는 아직 더 가야하지만 스템프 이름은 운탄고도 쉼터로 되어 있다.

 

이후에도 운탄고도만의 매력에 빠질만한 풍경은 계속된다.

 

어쩌다 풍광이 트이는 곳에서는 첩첩산중의 봉우리들 아래로 운해가 장관을 이룬다.

 

그냥 지나칠수 없는 풍경에 또 한차례 쉬어가게 되고,

 

정방향으로 걷고 계신 분들, 홀로 걸어도 아름다운 길임은 분명하다.

 

5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났던 안내 리본,

 

높은 고도에서 이어지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걸어야 할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오르막길을 걸어도 산 아래로 멋진 풍경을 보며 걷는다면 숨이 찬줄도 모르게 된다.

 

여기가 지금까지 걸어온 중 가장 가파른 지점이 아니었을까,
다 올라와서 잠깐의 기쁨도 누려본다.

 

하이원CC 갈림길

도착시간 08:40

 

하이원CC 골프장으로 내려가는 길과 직진으로 올라가는 5길이 분명하게 표시되어 있으니 헷갈릴만한 구간은 전혀 아니다. 다만 정방향으로는 포장길을 따라 무심코 걷다보면 골프장으로 내려갈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4~5분 정도의 오르막 포장길이 제법 숨이 차다.
땀이 처음으로 송글송글 맺히고, 다 올라오면 산림청 임도를 따라 걷게 되는데 운탄고도 쉼터까지 1.5km 남았다는 이정목을 만나게 된다.

 

트레일러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걷기 최고의 컨디션을 제공하는 구간이다.
혼트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라면 하루종일 이야기를 하며 걷게 될것 같은 명품 하늘숲길이다.

 

임도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와 그냥 지나치기에는 섭섭한 야생화 꽃밭, 소박하게 꾸며진 산상의 화원이다.

 

이후에는 낙엽송 길이 이어진다.
굽으며 자라는 법이 없고 시원스레 하늘로 뻗어가는 나무로 공해에는 비교적 약하다고 하니 이 청정지역 강원도에 유독 많은 이유도 알것 같다.
다람쥐가 반가운 일행들~

 

일행이 둘이니 같은 사진을 두번씩 찍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나름 즐거운 작업이다.
저 포즈 어쩔~~~ㅋㅋㅋ

 

지난 1길부터 3길까지 보다도 난이도라 할 것도 없을만큼 쉬워도 너무 쉬운, 그래서 즐거운 길이다.
운탄고도 쉼터까지 0.92km 남았다는 이정목을 조금전에 지나왔다.

 

9시22분, 처음엔 이곳이 운탄고도 쉼터인줄 알았다.
운탄고도는 '석탄을 나르던 높은 길' 이라는 뜻도 있지만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고원의 길' 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탄광들이 폐광되면서 자신의 몫을 다했던 길이지만 지금은 이렇게 하늘을 걷는 기분으로 걷는 길이며, 자연과 호흡하는 새로운 힐링 명소가 되었다.

 

힐링 중임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대장,

 

힘들지도 않은데 이 풍경속에서 20분이나 머물렀다.
하늘로 쭉쭉 뻗은 낙엽송 숲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해줄뿐만 아니라 마음마저도 느긋하게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나 보다.

 

운탄고도 쉼터

도착시간 09:48

 

3분 정도 걸어와 3km 남은 도롱이연못 이정표를 먼저 만나게 되고, 길 아랫쪽 0.1km 지점에 운탄고도 쉼터가 위치해 있다.

 

운탄고도 인증사진으로는 여기만한 곳도 없을것 같다.

 

계속 높은 고도를 유지하다보니 가끔 귀가 먹먹해질 때도 있다.

 

아래쪽에 보이는 운탄고도 쉼터의 모습, 사진놀이를 하다보니 깜빡하고 내려가보질 못했다.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갑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그러고보니 걸어오면서 통화가 안되는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이곳은 통화가능 지역이라고 한다.

 

오지 중의 오지라 할만큼 그동안 접근하기 힘든 지역이어서 그만큼 자연 환경도 잘 보존되어 있다.

 

산 아래 안개와 하늘의 구름은 구분이 없어진지 오래다.
아무에게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깍쟁이 같은 모습이다.

 

1177갱

도착시간 10:31

 

도롱이 연못에 가기 전 1177갱을 먼저 만나게 된다.
탄광이 폐광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이 갱의 일부를 2015년 12월 강원랜드에서 길을 걷는 이들에게 소중한 체험 교육장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며 갱의 일부를 원형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1177갱은 민영탄광으로는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가 개발한 최초의 갱도로 고한 사북지역 탄광개발의 시발점이 된 의미 있는 갱도이다.
안에도 들어가 볼수 있는데 3길에서 알게된 동발을 세워 굴을 버티게 한 모습을 볼수 있고, 막혀있긴 하지만 땅속 몇km까지 들어가 막장에 다다르면 습한 지열때문에 엄청 덥다고 한다.

 

이 갱이 개발되면서 화절령 주변에 약 10여개의 군소탄광이 생겨나 사북, 고한지역은 탄광촌이 되었고, 채탄된 석탄은 트럭으로 인근 함백역까지 운송되었다. 이때 만들어진 길이 지금의 운탄고도이다.

 

막장 이야기

광부들이 땅속에서 작업하는 갱도의 막다른 곳을 막장이라고 한다.
막장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오로지 머리에 쓴 안전모에 붙어 있는 작은 램프에 의지한 채 지열이 30도를 웃도는 매우 덥고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을 한다.
석탄가루를 막아주는 방진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금방 콧구멍이 막히고 입속이 석탄가루로 가득 차게 된다. 결국 막장 인생이란 것은 땅 속 끝 작업장이라는 말도 되지만, 더 이상 갈 곳 없는 최후의 노동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도롱이 연못

도착시간 10:51

 

꽃꺼끼재까지 1.2km 남은 지점에 도롱이 연못이 있다.
우측 낙엽송 숲에 둘러싸인 신비한 곳이지만 현재는 연못이 흙탕물이다. 겨울이면 연못이 얼어 하얗게 눈이 쌓이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도롱이 연못은 1970년대 탄광 갱도가 지반침하로 인해 생긴 생태연못이라고 한다.
화절령 일대에서 살고 있던 광부의 안내들이 남편의 무사고를 기원하기 위하여 연못에 살고 있던 도롱뇽에게 남편의 출퇴근을 무사기원 했던 곳이다. 연못에 살고 있는 도롱뇽이 생존하는 한 탄광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남편의 무사를 도롱뇽에게라도 빌고 싶었던만큼 광부의 아내들은 하루 하루를 마음 졸이며 살았을 터이다.
하늘 높게 뻗어 있는 낙엽송 사이로 보이는 도롱이 연못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래서 더 애잔한 마음을 갖게 한다.

 

검은 눈물

우리 아빠 굴속에서 나올 때쯤 되면
우리 엄마 앉았다 일어 섰다
가만 있지를 못합니다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신을 신고
옆집 철홍이네 엄마한테 가서 연탄불 부탁하고
날 데리고 우리 엄마 허둥지둥 탄광 쪽으로 가는 길
검은 길 까그막길을 오릅니다

해 저물어 저만큼 캄캄한 굴속에서
새까만 얼굴의 광부 아저씨들이 보이면
우리 엄마 나를 꼭 껴안고 길게 한숨을 쉽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즐거운 길
아빠는 엄마에게 달그락 거리는 빈 도시락을 건네주고
오늘은 암도 다치지 않았어 조금만 더 참읍시다
그러고는 하늘 높이 기운차게 나를 안아 올립니다

그러면 나는 우리 아빠 가슴에 안겨
탄가루 자욱한 얼굴을 자꾸만 자꾸만 문지르고
이윽고 검은 눈물이 아빠의 뺨을 타고 방울져 내립니다

김남주

 

도롱이 연못에서 화절령까지는 1.1km만 가면 된다. 1분만에 도착한 갈림길에서 좌측길로 운탄고도가 이어진다.

* 꽃꺼끼재 진입로는 봄, 가을철 산불조심 기간에는 통제되기때문에 이 구간을 걸을수 있는 기간은 5월 16일부터 10월말까지, 겨울에는 12월 16일부터 1월말까지로 한정되니 미리 알아보고 가는게 좋다.

 

1km 남은 꽃꺼끼재로 가는 길, 코스가 끝나감에 어느새 아쉬워지기 시작한다.

 

길 옆으로는 낙엽송 숲이 마지막까지 우리를 배웅한다.

 

꽃꺼끼재

도착시간 11:20

 

5길의 시작지점인 꽃꺼끼재, 오늘은 5길의 종점으로 찾아왔다. 좁다란 산길인줄 알았는데 상당히 넓게 트여있는 지점이다.
정면으로는 4길이 이어지고, 여기서 탈출하려면 사북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안내글을 읽어보니 화절령과 꽃꺼끼재는 같이 쓰이는 모양이다.
화절령은 영월과 정선의 경계를 이루는 백운산 자락에 위치한 고개로,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하여 이 길을 가는 사람들이 꽃을 한아름 꺾어 갔다 하여 꽃꺾이재 또는 화절치라고 불렀다.

 

트레킹 정보

거리 : 15.69km (안내거리와 일치함)
소요시간 : 5시간42분 (트레킹 4시간45분, 촬영, 휴식시간 포함)

* 시작부터 끝까지 대체로 쉽게 걸을수 있는 길이며 풍경이 아름답다. 운탄고도중 최고의 인기코스로 추천할만 하다.

 

원점으로 돌아가기

출발시간 11:27

 

꽃꺼끼재에서 만항재로 원점회귀 하는 방법은 택시를 이용하거나 사북까지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택시를 이용하더라도 일단 택시가 올라올수 있는 지점까지는 도보로 내려가야 한다.

* 꽃꺼끼재에서 택시진입로 (산불감시초소)까지 도보 1km

 

탄광이 있던 흔적들을 밟으며 내려가는 길은 그리 불편하지 않다.
산 아래 정선 카지노가 보이지만 지척인 이곳은 다른 세상처럼 고요하기만 하고, 당장이라도 탄차들이 지나가며 검은 바람을 일으킬것만 같은 길이다.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는 이곳에 꽃꺼끼재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택시도 이곳 포장도로까지만 올라오니 여기서 전화하면 수분내로 택시가 도착한다.
운탄고도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택시 전화가 통화가 안되었는데, 이 전화로 유일하게 통화에 성공, 콜이 잡히면 문자로 안내된다.

* 정선군개인택시지부 033-592-2580
* 택시기사가 네비를 찍고 올라오면 보성사까지만 올라와 어디 있냐며 전화를 하는데, 그럴땐 포장도로 끝까지 올라와 달라고 하면 된다.
* 꽃꺼끼재 주차장 ~ 만항재 : 택시비 27,200원

 

다시 만항재에 도착, 많은 사람들이 숲속 의자에 앉아 한낮의 소풍을 즐기고 있다.
차량 회수후 내려가는 길에 적멸보궁이 있는 정암사에 들려도 좋고, 삼탄아트마인도 이 지역에서만 볼수 있는 특색있는 관광지로 가볼만한 곳이다.
점심 식사는 고한구공탄시장에 가면 여러 식당들이 있다. 고한역 앞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편리하고, 매월 1일과 6일에 5일장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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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한역 공영주차장 (1층 유료, 2층 무료)

 

오늘도 좋은 길 하나 잘 걷고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트레킹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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