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사진찍기 좋은곳

[고한구공탄시장] 여기가 해발 700m, 하늘아래 첫 시장

BayZer™ 2023. 7. 10. 19:22

2023.07.02

"고한구공탄시장을 아시나요?"

 

고한역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고한구공탄시장,
1967년에 개설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전통시장으로, 주민들과 상인들이 함께 어울려 살던 그 시절의 문화와 애환이 있는 곳이다.

 

 

주차는 고한역앞 공영주차장에 하면 되는데 시장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1층은 유료, 2층은 한시적으로 무료라고 한다. 주차비는 30분에 500원

 

10월22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에는 시장 내에 있는 시장광장에서 먹거리광장도 운영한다.

 

사북, 고한 일대에 탄광이 활발하던 시절, 최고의 호황을 누리던 시장은 번화하고 규모가 꽤나 컸었고,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지금은 재래전통시장에서 관광형시장으로 탈바꿈중인데, 오늘은 시장이니 많은 먹거리는 당연한거라 차치하고 예쁜 사진을 위한 시장골목 여행을 해볼 참이다.
안전제일을 떠올리게 하는 친절제일, 입구를 갱도로 만들어 탄광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니 과연 탄광촌의 아이디어 답다.

 

탄가루 날리던 시절, 시장 바닥에는 검은 물이 마를새가 없었다.
광부들이 퇴근하는 시간이면 가족들에게 먹거리를 사가기 위해 찾아 오고, 엄마들은 저녁거리를 위해 흥정으로 시끌벅적 했던 곳,

 

천장에도 갱도의 모습을 떠올리도록 치장되어 있다.
시장 내로 들어가는 갱도는 여러군데가 있는데, 갱도1이 가장 가까운 입구다.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복잡하던 시장 골목은 새롭게 변화하는 중이다.
야생화마을 주민공모사업중 주거 환경분야를 개선하기 위해 "골목길 깡통들" 주관으로 다양한 설치 작품들을 볼수 있다.

 

직진으로 들어가면 반대편 갱도2 나가는 길 중간지점에서 시장광장을 볼수 있는데, 시장 내에 이렇게 넓직한 공간을 둔것도 특이하다.

 

이곳이 바로 먹거리장터가 운영되는 곳으로, 상점들뿐만 아니라 광장 주변에도 포차들이 많다.

 

시골 시장 내에 전시관과 박물관이 있다는 것도 방문객들을 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먹거리장터가 운영되는 날에는 꽤나 북적일것 같은데, 오늘은 아쉽게도 일요일이라 운영을 하지 않는다.

 

지붕에 매달린 깡통 전등은 구멍을 뚫어 영락없는 구공탄으로 재탄생 시켰다.

 

구공탄 고객쉼터도 있고,

 

시장광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쌓아놓은 연탄재들이다.
탄광 지하 막장에서 캐낸 검은 석탄이 이렇게 예쁜 연탄재가 되어 고한구공탄시장만의 특별한 작품이 되었다.

 

시장 이름처럼 이름만 들어도 떠오를 법한 풍경, 겨울날 눈길에 깔지 않는 이상 쓸모없이 버려지는 연탄재의 변신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연탄재하면 떠오르는 시 하나,,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고한구공탄시장은 강원도와 강원도 경제진흥원에서 실시한 주말 야시장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년동안 장려금을 지원 받는다고 한다.
내 고향이기도 한 고한,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여러 갈래의 시장 골목을 구석구석 걷다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골목풍경을 만나게 된다.

 

난전을 깔아도 모자른 시장인데 방문객들을 위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기꺼이 공간을 할애했다.

 

시장 골목에서 이렇게 예쁜 깡통들을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무심코 세워 둔 기타에서는 이세상 가장 예쁜 소리가 날것만 같고,

 

노란의자 포토존에서는 예쁜 사진도 남겨보자.

 

너무 예쁜 골목길 깡통들~^^

 

이름도 특이한 석탄빵,, 먹어보고 싶었는데 일요일은 휴무라 문을 열지 않았다.

 

고한의 이름을 딴 간판 만큼이나 내부도 고고한 모습의 무인상점,

 

예쁘장한 카페도 있고, 먹거리도 많아 젊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나이 드신 분들께는 옛 추억과 감성을 적실만한 추억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어느 골목을 걸었는지 기억할 필요는 없다.

 

그저 발길 가는대로 걷다보면 다양한 풍경들과 마주하게 될테니~

 

이 정도면 연탄재 만큼이나 깡통의 변신도 무죄라 할수 있지 않을까~

 

찌그러트린 캔만으로도 유명 작가의 멋진 설치작품들 처럼 아름다운 작품이 될수 있다니, 내 눈에는 그리 보인다.

 

갱도2를 통해 시장 뒷편으로 나왔다.

 

고한시내를 통과하는 지장천은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흘러 내려온 하천으로, 고한 갈래초등학교 앞에서 합류하여 강이 시작된다.
왼편이 고한구공탄시장의 모습, 비가 내린 탓에 맑은 물은 볼수가 없고,

 

고기를 연탄불에 구워먹는 연탄구이촌과 식당가가 자리한 골목이다.

 

 

연탄구이촌 길에서 탄광촌이었던 고한의 역사와도 같은 벽화들을 볼수 있다.

 

광부들은 퇴근할 무렵이면 귀가 전에 막걸리 한잔으로 목구멍의 연탄재를 씻어냈다.
온종일 시달렸던 막장의 무더위도 날려버릴 맛이다.

 

그렇게 탄광은 광부들에게도 큰돈을 만질수 있는 노다지였기에 이 깊은 산골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이주해 왔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박한 월급과 광산 생활의 고단함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그래도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은 살림에 큰 보탬이 되었고, 석탄 캐서 아들 딸 키워냈으니 삶은 희망적었다.

 

"아빠! 오늘도 무사히"
탄광 어디를 가든 흔하게 볼수 있었던 문구였다. 그만큼 사고도 많았고, 아내들은 도롱이연못에 남편의 무사를 빌 정도로 애타는 삶을 살았다.

 

삼척탄좌와 동원탄좌, 이름만 들어도 유명했던 광산들이 폐광 되면서 그때의 영화도 이제는 사그라졌지만 새롭게 변화중인 시장의 모습.

 

벽화를 보며 길 끝으로 나오니 이쪽으로 연탄구이촌 입구가 있다.
7월 고한 함백산 야생화축제에 맞춰 주말 야시장을 개장하고, 금, 토요일 먹거리장터도 열리니 이때 가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갱도4 입구가 있는 반대편 길로도 걸어본다.

 

이쪽 길에는 벽화는 아니지만 지장천 담장을 따라 예쁜 시설물들이 많다.
다만 앞쪽에 주차된 차들로 사진찍기가 애매하다는 점~

 

상점들마다 벽 빈공간이나 입구에 예쁜 화단을 꾸며 놓았다. 내 집앞 화단가꾸기를 통해 깔끔하고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고한이 야생화 고장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건 어쩌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다시 고한역 앞 도로로 나왔다.
광차에 실린 검은 석탄 위에 한들한들 희망의 예쁜 꽃들이 피었다.

 

고한역으로 올라가는 길,,
고한을 상징하는 모든 것들이 이곳에 담겨 있다.

 

2층 주차장에서는 고한역 철길이 바로 내다보인다.
태백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방금 출발하는 중~

 

운탄고도 트레킹후 점심 먹으러 왔다가 시장 골목 풍경에 흠뻑 빠진 날이다.

 

Photographed by BayZ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