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연인산] 명품계곡길에서 정상까지 등산코스, 연인능선 청풍능선 가을산행

2023. 11. 5. 14:03+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산행이야기

2023.10.29
(블랙야크 100대 명산)

 

 

연인산 등산코스 안내

승안리 탐방로

* 1코스 : 탐방안내소 - 명품계곡길 - 전패고개 - 연인능선 - 연인산 정상 (편도 14km, 5시간30분 소요)
* 2코스 : 탐방안내소 - 명품계곡길 - 청풍능선 - 장수봉 - 연인산 정상 (편도 17.5km, 6시간 소요)

백둔리 탐방로

* 1코스 : 백둔리주차장 - 장수능선 - 장수봉 - 연인산 정상 (편도 4.8km, 3시간30분 소요)
* 2코스 : 백둔리주차장 - 소망능선 - 연인산 정상 (편도 3km, 2시간30분 소요)

마일리 탐방로

* 1코스 : 마일리 - 우정고개 - 우정능선 - 우정봉 - 연인산 정상 (편도 6km, 3시간 소요)

* 승안리에서 출발하는 연인산 등산 코스는 명품계곡길을 걸을 수 있지만 정상까지는 가장 장거리 코스임
* 연인산 최단코스로 가려면 백둔리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소망능선 코스를 이용하면 됨

 

연인산 명품계곡길 종점

출발시간 11:03

 

명품계곡길을 걸은 후 잠시 휴식한 뒤 연인산 정상까지 올라가 보자. 장거리 코스이기 때문에 체력에 따라 진행하는게 좋다.
등산시에는 연인능선으로, 하산은 청풍능선으로 정했는데 자세한 산행 정보를 구할수가 없어 일단 가보기로 했다.
전체 코스 : 탐방안내소 - 명품계곡길 - 전패고개 - 연인능선 - 연인산 정상 - 장수봉 - 청풍능선 - 버스종점 - 탐방안내소

* 실제 걸은거리 : 총 25.3km
* 소요시간 : 총 9시간16분 (트레킹 8시간11분, 휴식, 촬영시간 포함)
* 고도 : 104m ~ 1,068m
* 걸어본 결과 하산시 청풍능선 이용은 추천하지 않음.

 

연인산 명품계곡길 종점까지의 트레킹은 이전 게시물로 대신한다.

 

https://wonhaeng.tistory.com/482

 

[가평 연인산 명품계곡길] 걷기 좋은 명품숲길 1위, 가을 단풍 트레킹

2023.10.29 연인산도립공원 탐방안내소 도착시간 07:18 가을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요즘, 예정되어 있던 일정을 뒤로 하고 가을에 꼭 걸어보고 싶었던 명품계곡길이 갑자기 생각나 이른 아침

wonhaeng.tistory.com

 

 

이미 9.9km를 걸어온 터라 충분히 휴식하며 간식도 야무지게 챙겨 먹고 체력 보충을 해주어야 한다.
앞으로 3.6km만 가면 연인산 정상에 도착한다니 서서히 출발해보자.

 

길이 넓어 걷기에는 좋지만 명품계곡길과는 달리 처음부터 급격하게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4분후 만난 이정표는 정상까지 4km 남았다고, 갈수록 거리가 신기하게 늘어난다.

* 미리 언급하자면 앞으로도 이정표의 거리가 늘었다 줄었다 정확하지가 않으니 그냥 참고만 해야 한다.

 

경사도가 조금은 누그러졌지만 정상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을 걸어야 한다.

 

출발한지 16분만에 도착한 곳, 풍경이 좋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울타리가 길게 이어진 임도를 따라 간다.

 

가평 연인산 정상 등산코스 연인능선

 

명품계곡길이 걷기 최고의 코스였다면 연인산 등산로 또한 아직까지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갑자기 험해지기라도 한다면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테지만 미리 걱정하지는 말자.

 

단풍 구경도 하며 이런 길이라면 연인산, 이름 만큼이나 마음에 쏙 드는 산이다.

 

하지만 언제나 기대는 바사삭 부서지고, 불길한 예감은 정확히 들어 맞기 마련이다.

 

전패고개

도착시간 11:32

 

출발한지 30분만에 도착한 전패고개, 연인능선 갈림길로 안내되어 있다.
후 고구려의 궁예가 폐전 후 일시 군대를 주둔시키고 쉬어갔다는 곳으로, 싸움에서 패했다는 '전패'설과, 키 큰 나무가 많은 땅이라는 뜻의 '전패'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길 좋은 좌측 임도를 계속 따라가면 좋겠지만 연인산 정상은 우측으로 2.1km를 더 가라고 한다.
4km 남았다는 정상을 30분만에 절반을 올라왔다니 잘못된 거리라는 느낌이 확 온다.

 

전패고개에서 4분 정도 걸어 도착한 곳, 길이 조금은 더 거칠어졌지만 아직까지 걷기에는 좋은 숲길이다.
이건 또 뭐지???
직진 정상길은 2.6km, 우측 정상길은 2.5km, 전패고개 이정표보다 거리가 훨씬 늘어났다. 어이없게 연인능선 말뚝에는 정상까지 1.8km로 안내되어 있다.
소소한 즐거움을 주려는건가? 일단 직진 방향으로 계속 걸어본다.

 

이 등산길은 경기둘레길 19코스로 상판리 보아귀골에서 연인산 정상을 오른 뒤 이 길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좌측이나 우측으로 건너면서 계속 따라가는 등산로.

 

이런 풍경이라도 한번 보면 힘이 조금 나는것도 같고,
시냇물같은 청량한 물소리에 발길은 조금 더 가벼워지고,

 

정상까지 0.8km라니 믿으라는 건지, 참 다양하게 재미를 준다.
습기 찬 길이라 눅눅한 이끼가 많았고, 돌투성이 너덜길이 이어진다. 게다가 경사도 심한 오르막길,

 

길이 좋아 보이지만 낙엽으로 가려진 너덜길이라 잘못 디디면 발목을 접질릴 수 있어 속도도 나지 않는다.

 

중간중간 건너게 되는 계곡 물소리가 그나마 위안이 되어 준다.

 

다시 계곡을 건너면서 숨 좀 돌리고,

 

길 상태는 점점 안좋아지고 있다.

 

이렇게 계속 정상까지 전망이 트이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본의아니게 온통 숲 사진 밖에 없는 산행기,,,

 

돌들끼리 잘 맞물린 상태가 아니라서 밟으면 덜그덕거리며 움직이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여유가 없다.

 

계곡을 가로지르며 또 잠시 쉬어간다.
해발 1,068m까지 고도를 끌어올려야 하니 쉬엄쉬엄 지치지 않게 조절하며 올라가는게 중요하다.

 

길 상태를 찍으려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내모습도 담아보고,

 

명품계곡길 종점에서 출발한지 55분만에 만난 이정표, 정상까지 1.3km 남았다.

 

낙엽으로 가려진 너덜길은 한동안 계속 이어진다.
이 길을 내려가야 하는 경기둘레길 정방향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것 같다.

 

활짝 펼쳐지는 조망은 아직까지도 여전히 기대할 수 없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계곡의 물은 점점 더 가늘어지고, 길은 더 험해지고, 가파르게 계속 치고 올라가는 중이다.

 

연인능선 샘터

도착시간 12:10

 

샘터가 어디인지 알지 못하는 샘터에 도착했다.
이제 정상까지 남은거리는 1.0km, 이 숫자는 꼭 믿고 싶어진다.

 

잠시 샘터가 어딘지 둘러보다 우측 산등성이에서 이정표 하나를 발견했다.

 

잠시 올라와보니 정상까지 1.3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전패고개 지나 만났던 이정표에서 정상으로 가는 방향이 두군데였는데 그중 오른쪽 방향이 이 길이었나 보다.
이 길이 원래 연인능선 같은데 왼쪽 경기둘레길 보다 이용객이 적다보니 등산로가 거의 지워져 있는 상태, 차라리 넓은 길을 걷는게 낫다는 판단으로 다시 원래 걸었던 등산로로 내려갔다.

 

돌은 덜그덕거리고, 낙엽때문에 미끄럽기까지 하니 하산할 때는 필히 이곳이 아닌 청풍능선을 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청풍능선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길 상태는 장담을 못하겠지만 모르면 용감해지는 법이다.

 

조릿대 사이로 좁다란 길을 따라 오랜만에 흙을 밟는 기분이다.
정상까지 정확하게 1km 남았다는데, 조금전 샘터의 1km는 무엇이었는지,,,
옛 이정표와 새로 설치한 이정표 간에 거리차가 있는것 같으니 한가지 이정표만 보는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앱 지도를 확인해보니 연인능선보다 약간 좌측으로 걷고 있는 경로가 표시되고 있다.
암튼 이 길이 더 넓기도 하고, 많이 이용하는 걸로 보인다.

 

나뭇잎을 모두 떨군 나무들이 특이한 풍경을 보여준다.

 

숲정이 쉼터

도착시간 12:38

 

옛 화전민들이 심은 100년 이상 된 물푸레나무 아래 휴식할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처음으로 하늘이 활짝 열린 풍경이다.
출발후 1시간35분, 전체 코스로는 탐방안내소에서 4시간53분 만에 도착했다.

 

물푸레나무 그늘 밑은 화전민들이 고달픈 삶을 내려놓고 쉬는 쉼의 장소였다.
너무도 가난했던 화전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며 옆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왼쪽에는 연인산 정상 대피소가 있다.
이용객이 적은 곳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기상악화나 돌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가평군에서 설치한 대피소라고 한다.
간이화장실도 있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오른쪽에는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물이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 연인샘이 있다.
물이 맑고 단맛이 나서 산행에 지친 등산객이나 샘물을을 맛본 연인들은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연인샘이라 불리는데, 현재는 음용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제 정상까지 0.2km,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방이 나무들로 꽉 막혀 답답했던 시야가 얼마만에 활짝 트이는건지 기분마저 좋아진다.

 

등산의 맛이란 이런 풍경이 아닐까

 

정상 도착전 마지막 계단 구간을 올라가며 돌아본 풍경에 숲정이 쉼터와 마일리 방향 탐방로가 보인다.

 

연인산 정상 (1,068m)

도착시간 12:53

 

아침에 출발후 5시간 8분만에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원래 연인산은 이름 없는 무명의 산이었는데, 1999년 2월에 이름 공모 끝에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산이라는 뜻의 '연인산'으로 이름 지었다.

 

데크가 세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어 활짝 열린 조망이 압권이다.
연인산과 함께 연계 산행으로 인기있는 명지산이 가깝게 보인다.

 

산 아래 백둔리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골짜기에 연인산 제1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백둔리 탐방로는 저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최단코스로 인기있는 등산로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산 아래로 많이 내려간 상태다.

 

용추계곡과 승안리 탐방안내소 방향, 저기 어딘가에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마일리 방향, 마일리 탐방로를 이용한다면 6km의 적당한 코스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렇게 신박한 이정표를 봤나~~
연인산에서는 2,400경km만 가면 안드로메다에 갈 수 있고, 1억5천만km만 가면 태양에도 갈 수 있다.
테스형네 집은 아무나 찾아갈 수 없는건가 거리 표시도 되어 있지 않다.ㅋㅋ
오늘은 경기둘레길로 표시된 용추버스 종점 방향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전망데크 왼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가을 이상고온 현상으로 현재 체감온도는 한여름과 다를바 없고, 뭐 좀 먹고 가려고 했는데 정상에는 햇빛을 가릴수가 없어 내려가면서 적당한 곳을 찾아봐야겠다.

 

이 길도 경기둘레길이란다. 보아귀골에서 올라오는 길인데 경기둘레길 입장에서 본다면 둘레길 치고는 빡센 코스임이 분명하다.

 

정상에서 200m 내려왔는데 더 내려간다 해도 쉴만한 곳이 있을지 모를 일이니 여기서 칼로리 보충을 해줘야 할것 같다.

 

청풍능선 하산

출발시간 13:22

 

이쪽으로 올라오는 몇몇 산객들 구경도 하며 20분간의 휴식시간을 보내고, 예정대로 청풍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버스종점까지 7.8km, 내려가는 길이니 두시간이면 충분할거란 믿음도 바사삭~!!!

 

우선 청풍능선을 만나기 위해서는 장수봉을 지나 장수능선 갈림길까지 가야 한다.

 

현재는 백둔리 탐방로의 소망능선을 걷는중, 장수능선과 청풍능선이 함께 가고 있다.

 

아무래도 최단코스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기 때문인지 등산로 상태도 괜찮아 보인다.

 

소망능선 갈림길

도착시간 13:34

 

연인능선과는 달리 휴식할 수 있는 장소도 곳곳에 있고,
암튼 소망능선과 청풍능선이 이곳에서 다른 길을 이용하게 된다.

 

장수봉으로 가는 길,
낙엽이 많아 조금 높은 암릉 구간을 넘기도 쉽지가 않다.

 

눈쌓인 겨울만큼이나 가을 산행도 낙엽으로 미끄러지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어떤 구간은 등산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낙엽이 많지만 능선으로 걸으니 등산로가 지워져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이렇게 좋은 길만 있는게 아니라는 점~

 

장수봉 (929m)

도착시간 13:52

 

아직까지는 미션 클리어 하듯 다음 지점까지 금새 도착하고 있는 중이다.
정상석 하나 없이 이정목이 대신하는 장수봉은 해발 929m의 높은 봉우리였다.

 

장수봉에서 바라보는 시야는 이렇게 꽉 막혀 있다.

 

장수봉에서 장수능선 갈림길까지는 10분이면 도착할 거리다.
정상에서 2km 내려온 지점으로 이제부터 장수능선과 청풍능선은 다른 길을 가게 된다.

 

가평 연인산 등산코스 청풍능선

 

청풍능선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산길을 청풍능선으로 선택한건 탁월한 실수였다. 연인능선의 너덜길이 위험해 보여 이곳을 선택했는데, 연인능선보다 더한 길을 만난 것이다.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지만 앞서 지나간 선답자가 있었던 모양이다.
미끄러진 발자국이 내겐 길안내를 해주는 표식과도 같았다.

 

정상에서 2km 이상 내려오니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여전히 전망은 전혀 없다.
낙엽이 너무 많아 상당히 미끄러웠고, 등산로가 거의 지워져 있었다.

 

그 와중에 이 풍경은 뭐지~~

 

나무사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니 청풍 철쭉터널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 청풍능선에는 100년 이상된 철쭉이 2km의 터널을 이루어 봄이면 많은 산객들이 찾는다고 한다. 매년 5월에 철쭉제가 열린다.

 

그건 봄의 이야기이고, 지금 당장은 이 길을 어떻게 해야 슬기롭게 내려갈 수 있느냐는게 문제다.
푹푹빠지는 낙엽길에 발이 밀리기를 수차례,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는 등산화가 그지꼴이 다 되었다.

 

청풍능선을 추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가파른 내리막길이 낙엽으로 덮혀있기 때문이다.
스틱이라도 있으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이건 스틱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니라, 등산로가 있고 없고의 문제였다.

 

길이 아닌듯 하면서도 이정표가 나오는걸 보면 등산로가 맞긴 맞나보다.
버스종점까지는 아직 5.7km 남았다.

 

명품계곡길을 걸을때 바삭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그렇게나 좋았었는데, 지금은 그 느낌이 많이 달랐다.
빨리 명품계곡길과 합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래도 정상에서 3km 이상 내려오니 눈이라도 즐거워 다행이다.

 

청풍능선 갈림길

도착시간 14:29

 

청풍능선 갈림길은 임도를 가로지르는 지점이다.
장수봉에서 1.3km 내려온 곳인데 버스종점까지 6.3km로 이전 이정표 거리보다 훨씬 늘어나 있었다.
이렇게 기운 빠지게 하는 방법도 참 여러가진 것 같다.

 

100m 앞 이정표는 용추버스종점 방향은 숲으로 들어서라 안내한다.
임도를 만나 한숨 돌리나 했는데, 고생길이 아직 남은 모양이다.
그냥 임도로 내려가면 안될까 잠시 유혹의 시간도 있었고, 지도를 확인해보니 장수고개로 가는 임도길이라 방향이 전혀 다른 곳이었다.

 

우려대로 심하게 가파른 산비탈을 내려가는 길이 명품계곡길과 합류하는 지점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15분을 더 진행하니 이제는 탐방안내소까지의 거리를 알려준다.
8.1km라는 숫자가 주는 압박감, 길이나 좋아야 속도가 나지~

 

내리막길인데 정면으로 찍으니 평지처럼 보이는 마법,
뒤로 발라당 자빠지듯 엉덩방아를 찧고나니 청풍능선 선택은 크나큰 실수였음이 실감난다.

 

산비탈은 이 정도의 경사이며, 계단은 고사하고 등산로를 유도하는 안전줄 마저 없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능선을 따라가면 된다지만 산비탈을 내려가는 곳은 등산로가 아예 지워진 상태인데 다른 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다보니 이용하는 산객들이 적은 것도 한몫하는 부분이다.

 

세번의 엉덩방아를 찌어가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쭉쭉 미끄러지듯 내려오니 꿈 같은 숲속 풍경에 잠시 몽롱해진다.
지금 사진으로 보면 별거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탐방안내소까지 7.6km, 이전 이정표에서 500m 밖에 내려오지 못했을만큼 하산길이 더디게 진행중이다.

 

어디가 등산로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만큼 숲에서 길을 잃기 딱 좋은 청풍능선이다.
가을이야 그렇다 치지만 특히 겨울에는 눈이 쌓여 청풍능선 코스 이용은 자제하는게 좋을것 같다.

 

이 길이 아닌것 같으면서도 계속 진행하면 신기하게도 또 이렇게 이정표가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노선인만큼 신경이 덜 써지긴 하겠지만 가평군 관련 부처에서 조금만 신경 써주면 명품계곡길 만큼이나 명품 등산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소리에 홀린듯 따라가니 바위 틈새로 흘러내리는 물줄기, 명품계곡길을 걸으며 보았던 물길이었다.

 

청풍능선을 빠져나가기 전 마지막 컷으로 쓰기에는 청풍능선이 너무 좋은 길로 보여지는것 같아 괜히 심술이 나기도 한다.

 

청풍능선 입구

도착시간 15:19

 

드디어 명품계곡길과 합류했다. 이때의 성취감과 안도감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였다.
더운데도 빛나는 햇살이 눈부시게 반가웠던건 갑자기 긴장이 풀려서인지도 모르겠다.

 

청풍능선을 빠져나오는 지점은 여섯번째 징검다리 윗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고, 청풍능선 입구로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 높은 산에서 가파른 산비탈을 미끄러지며 내려온 것이다.

 

잠시 쉬었다 가고 싶었지만 쉴만한 곳을 알고 있으니 일단 이동부터 한다.
올라올 때 가을빛 가득 물들었던 작은 소는 이미 낙엽으로 가득하다.

 

내려가며 보이는 그대로의 출렁다리도 한컷 담고,

 

15시32분, 출렁다리 건너 바로 나오는 쉼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나머지 7km 남짓한 구간을 수월하게 진행하려면 남은 간식도 탈탈 털어 챙겨먹고, 산비탈을 내려오느라 긴장된 종아리와 허벅지도 주물주물 해준다.

 

16시33분, 버스종점을 지나면 탐방안내소까지 이제 2.5km만 더 가면 된다.

 

16시51분, 아침에 안개때문에 보지못했던 와룡추까지 빠른걸음으로 내려왔다.

 

가을이 차곡차곡 쌓인 계단처럼 내 오늘의 가을은 즐거움과 감동과 개고생이 합쳐진 모양새다.
이렇게 가을 한페이지를 마무리한다.

 

산행정보
* 거리 : 25.29km
* 소요시간 : 9시간16분 (산행 8시간11분, 휴식,촬영시간 포함)

* 연인산 명품계곡길은 누구에게라도 추천할수 있을 만큼 걷기 좋은 길임
* 연인산 하산시 청풍능선은 길고 낙엽으로 등산로가 지워진 상태라 추천하지 않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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