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정암사] 기도의 성지 적멸보궁과 수마노탑

2023. 7. 24. 22:35+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문화유산 답사기

2023.07.19

 

만항재에서 고한읍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에 정암1교를 건너면 우측에 정암사가 위치해 있다.

 

 

정암사는 삼국시대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지은 사찰로, 당나라 오대산에서 지성으로 기도한 후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받아 선덕여왕 12년에 창건하였다.

 

도로변에 인접해 있는 정암사는 여느 사찰처럼 산길을 올라야 하는 부담이 없다.

 

주차장에서 바로 일주문을 지나 경내가 멀지 않기때문에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사찰이다.

* 주차 무료

 

오는 8월5일에는 자장율사의 위엄을 기리고 석탄산업 희생자와 강원랜드 등 지역발전 이면에 안타까운 삶을 마감한 사람들의 해원과 지역의 상생을 발원하는 2023년 정선 정암사 개산문화제를 봉행한다.
6일에는 산사음악회와 함백산 다양성의 날 행사도 열린다고 하니 관심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바란다.

 

육화정사가 정면에 보이고 산중턱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수마노탑이 서있다.

 

오랜만에 왔더니 수마노탑 모형도 세워져 있고, 포대화상의 위치도 바뀌어 있다.

 

중국 당나라 시대 때의 걸승으로만 알려져 있던 포대화상은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하고 깨끗한 마음과 모든것을 베풀어주는 자비의 화신으로 대변된다고 한다.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줄 것만 같았는지 가슴과 배 부분을 너무 쓰다듬어 반질반질 했었던 기억이 난다.

 

육화정사의 높은 돌담을 타고 담쟁이넝쿨이 전각까지 뒤덮을 기세다.

 

하늘만큼이나 아름다운 육화정사의 모습,

 

정암사를 가로지르는 계곡 곁에 세워져 있는 범종루
적멸보궁으로 가는 극락교 옆에 있는데 뒤쪽 반은 계곡으로 들어가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예쁜 담장 너머로 적멸보궁의 멋진 팔작지붕과 자장율사의 주장자가 삐죽 솟아 있다.

 

적멸보궁으로 가는 극락교

 

극락교 위에서 내려다본 정암사 계곡은 1급수인 열목어 서식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정암사는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이기에 대웅전 대신 법당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 적멸보궁을 두었다. 이러한 성지를 보궁이라 한다.
정암사 적멸보궁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로 양산 통도사, 사자산 법흥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의 적멸보궁이 있다.

 

자장율사가 창건한 10여곳의 사찰중 이곳이 갖는 의미는 여타 사찰과는 사뭇 다르다.
문수보살에게 직접 자리를 지정 받았을 뿐 아니라, 율사가 말년에 수행하다 입적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자장율사가 최후까지 입었던 가사가 전해졌으나 1975년 11월 도난당했다고 하니 애석할 따름이다.

 

극락교와 적멸보궁 사이에 한그루의 주목이 눈에 띈다.

 

약 1300년전 자장율사가 평소 사용하던 주장자를 꽂아 신표로 남긴 나무라 한다.

 

마치 신물처럼 여겨지는 자장율사의 주장자..
오랜시간이 지나면서 가지의 일부가 회생되어 성장하고 있어 자장율사의 옛모습을 보는 듯 하다.

 

문수전에서 들리는 예불소리가 적막한 산사에 울려 퍼진다.

 

수마노탑 가는 길, 탑까지 10분 걸린다고 하는데 실제 그렇게까지는 아니다.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산책길이다.

 

비가 온 뒤라 계곡을 흐르는 우렁찬 물소리가 자꾸 발걸음을 잡는다.
삼각대가 없어 돌각대로 어설픈 수동모드 놀이도 잠깐 해보고~

 

이제 계단을 올라가 보자. 수마노탑을 보기 위해서 이정도의 수고는 해야 하고~
여기서부터 2~3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는 거리다.

 

숲을 벗어나면 바로 보이는 아름다운 탑 하나~
수마노탑은 용궁에서 나온 푸른 마노석의 불탑이라는 의미로 2020년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되었다.

 

산라의 승려 자장이 당나라에서 귀국할때 서해 용왕이 마노석 조각을 주며 탑을 세워줄 것을 부탁한 것이 유래로 전해지고 있다. 마노란 석영에 속하는 보석으로, 건립의 출처가 용궁이라는 물(水)에서 나왔다고 해서 수마노라는 명칭이 붙었다.

 

탑 앞에서 내려다 보는 정암사의 풍경, 경내는 작은 규모지만 첩첩산중에 자리한 정암사는 고즈넉함이 전해진다.

 

맨 꼭대기 보륜 위에는 병형이 얹히고 끝에 풍령이 달려 있다.
모전석탑은 석탑에 비해 견고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수차례 보수가 이루어졌는데, 현재의 수마노탑은 고려시대에 다시 축조된 것이라고 한다.

 

본디 자장율사는 금탑, 은탑, 수마노탑의 세 탑을 쌓고 부처님의 보물들을 담았다고 한다.
탑의 훼손을 우려하여 금, 은탑은 깊은 산속으로 숨겨 두었고, 첩첩산중을 굽어보며 오랜 세월을 이렇게 홀로 서있는 수마노탑만이 전설을 전하고 있다.

 

기도의 성지로도 유명한 곳이라 주변에도 많은 소망들이 걸려 있다.
정갈한 마음으로 이곳에서 정성껏 기도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장소로 알려져 있어 신년이나 입시철에 찾는 이들이 많다.

 

돌아가는 길 물소리가 청량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언제나 좋은 여행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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