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서삼릉을 가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산 40 (서삼릉길 23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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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7
ⓒWonHaeng.com, Photographed by BayZer™
조선왕릉은 "세계문화 및 자연 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유산 조선왕릉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능으로 42기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그중 북한 개성에 있는 제릉(태조 원비 신의왕후의 능)과 후릉 (정종과 정인왕후의 능)을 제외한 40기가 남한에 있다.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신성한 공간으로 지금까지도 이곳에서 제례가 이어져 오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
희릉과 예릉, 비공개 지역인 효릉이 있어 삼릉이라 불린다.
관람시간은 계절에 따라 09:00 ~ 17:30(11~1월), 18:00(2~5월,9,10월), 18:30(6~8월)으로 관람은 1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매표 또한 관람이 끝나기 1시간전까지 해야한다.
요금은 1,000원이며 만18세 이하 청소년및 만65세 이상 경로우대,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지하철 이용시 3호선 삼송역(5번출구)에서 마을버스 041번을 타면 된다.
서삼릉으로 가는 길은 은사시나무가 시원하게 뻗어있어 걷거나 자가용 이용시 드라이브 하기에도 좋은 길이다.
서삼릉 코스 중 제일 먼저 만나게되는 희릉은 조선 제11대 중종의 제1계비 장경왕후 윤씨의 능이다.
장경왕후는 파원부원군 윤여필의 딸로, 1506년에 중종의 후궁인 숙의로 책봉되었으나 정비인 단경왕후 신씨가 폐위되자 이듬해에 왕비가 되었다. 1515년에 세자인 인종을 낳은후 산후병으로 인하여 25세에 경복궁 별전에서 승하하였다.
신성한 지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을 지나 신도에 서니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앞에있는 정자각까지 박석을 깔아 이어진 길을 참도라고 하는데 왼쪽의 약간 높은 길은 신이 다니는 길인 신도라고 하며, 오른쪽 약간 낮은 길은 임금이 다니는 길인 어도라고 한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비가 막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무를 우산삼아 정자각까지,,
정자각 오른편으로는 조그만 비각이 보인다.
제향을 올리는 정자 모양으로 지은 정자각에 비를 피해 들어왔다. 제향을 올릴때 왕의 신주를 이곳에 모신다고 한다.
정자각 뒷편에서 본 능침공간으로 저 언덕 너머의 능 자체는 볼 수 없었다.
왕릉의 신도는 강까지 연결되어 있었으나 거의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데, 희릉의 경우 아직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정자각에서 바라본 비각의 모습
비문을 살펴보면..
앞면에는 "조선국 장경왕후 희릉"이라 씌여져 있으며 뒷면에는 선소의숙장경왕후 윤씨. 중종대왕 계비. 흥치4년(1491) 신해 7월6일 탄생. 정덕원년(1506) 병인에 숙의에 책봉되고, 정묘(1507)에 왕비로 책봉되었다. 을해(1515) 3월2일에 승하하여 윤4월에 광주 헌릉 오른쪽에 장사지냈다. 가정16년(1537) 정유 9월6일에 고양 남쪽 원당리 간좌 언덕에 이장하였다. 수는 25세. 승정 기원 후 126년*1753) 세움.
비각에서 바라본 정자각의 모습이 비에 젖어 푸른 녹음과 잘 어울린다.
예릉으로 가기위해 발걸음을 옮기다가 능의 무인석이 조금 보이길래 아쉬운 마음에 한컷 담았다.
희릉의 제향일은 매년 양력 3월 26일이다.
예릉으로 가는길. 싱그러운 숲길을 따라 산책할수 있다.
예릉은 조선 제25대 철종과 왕비 철인왕후 김씨의 능이다.
철종은 장조(사도세자)의 증손자이며 전계대원군의 광의 셋째 아들이다. 1849년 헌종이 재위 15년만에 후사가 없이 승하하자 그 이듬해 대왕대비인 순조의 비 순원왕후 김씨가 강화도에 살고있던 철종을 불러들여 19세때 창덕궁 인정전에서 왕위에 올랐다.
재위 14년동안 처음 3년간은 대왕대비가 왕을 대신하여 수렴청정 하였고, 그 뒤로 안동 김씨의 세도로 인하여 국정을 바로잡지 못하고 1863년 재위 14년 12월에 33세로 창덕궁 대조전에서 승하하였다.
희릉의 참도와는 달리 예릉의 참도는 황제로 추존된 후 1908년 중국 황제 능의 예에 따라 3도로 다시 조성되었다고 한다.
철인왕후는 영은부원군 김문근의 딸로 대왕대비에 의해 철종2년(1851년)에 왕비로 책봉되었다. 1858년에 원자를 낳았으나 곧 죽었고, 1878년 (고종15년)에 42세로 창경궁 양화당에서 승하하였다.
예릉의 능제는 봉분을 난간석으로 연결한 쌍릉이다. 이곳 역시 더이상은 능 가까이에 갈수없게 되어있다. 예릉 제향일은 매년 양력 1월 16일이다.
이제 서삼릉의 마지막 코스인 효창원과 의령원으로 가보자.
조선 왕족의 무덤은 무덤 주인의 신분에 따라 그 명칭을 달리하는데 능은 왕과 왕비의 무덤을 말하며, 원은 왕세자와 왕세자빈 또은 왕의 사친의 무덤을 말하고, 그외 왕족의 무덤은 일반적인 무덤처럼 묘라고 한다.
앞쪽의 묘소가 조선 제22대 정조의 큰아들인 문효세자의 효창원이다. 문효세자는 의빈 성씨의 소생으로 1782년 (정조6년)에 태어나 5세의 어린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처음에는 용산구 청파동 효창공원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44년에 이곳으로 이장되었다.
뒷쪽은 의령원으로 조선 제21대 영조의 세손이자 아들인 장조(사도세자)의 첫째 아들인 의소세손의 묘소이다. 의소세손은 이름은 "정"이며 3세의 어린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처음에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중앙여고 내)에 있었으나 1949년에 이곳으로 이장되었다.
비문의 글씨는 영조의 어필이라고 한다.
서삼릉중 효릉은 비공개지역으로 관람할 수 없다.
효릉은 조선 제12대 인종과 그의 비 인성왕후 박씨의 능이다. 인종은 중종의 맏아들로 1520년에 세자로 책봉되었고, 1544년에 창경궁 명정전에서 즉위하였다. 그러나 재위 9개월만에 경복궁 소침에서 승하하였다. 생모 장경왕후가 7일만에 승하하여 문정왕후 윤씨의 손에서 자랐으며 성품이 조용하고 효심도 깊었다고 한다. 소생이 없어 이복동생인 명종이 대를 이었다.
인성왕후는 금성부원군 박용의 딸로 1524년에 세자빈에 책봉되고 인종 즉위와 더불어 왕비가 되었고, 1577년 (선조10년)에 경복궁에서 승하하였다.
인종의 봉분에는 병풍석이 둘러져 있으나 인성왕후 봉분에는 병풍석이 생략되었고, 능제는 난간석으로 두 봉분을 연결한 쌍릉이다. 1545년(인종1년)에 인종이 안장되며 효릉을 조성하였고 1577년(선조10년)에 인성왕후가 안장되며 쌍릉으로 조성되었다. 매년 9월 마지막주 수요일 제향한다.
조선 제16대 인조의 맏아들 소현세자의 묘소인 소경원 또한 비공개지역이다.
소현세자는 인열왕후 한씨의 소생으로 1625년에 세자로 책봉되었다. 1627년 정묘호란때 전주로 내려가 남도 민심을 수습하였고,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1637년 동생 봉림대군(효종) 및 대신들과 함께 청나라 심양에 인질로 잡혀간후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조선을 대표하는 외교적 재량권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1645년 2월에 9년간의 인질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였으나 당시 조정에서의 반청친명 정책으로 인해 박대를 받다가 그해 4월 갑자기 병으로 4일만에 급사하였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에게는 이렇게 특별한 삶을 살다간 왕과 왕비의 한생애를 엿보는 것만으로도 뜻깊은 일이 아닐수 없다.
비가 오는 날이어서 그런지 푸른 녹음은 더 짙어보이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안개는 신성한 이곳의 느낌과도 같았다. 비온뒤의 풀냄새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던 하루..
아직도 그 싱그런 풀내음이 코끝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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