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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탄고도1330 1길] 영월 통합안내센터 ~ 각동리 입구까지

BayZer™ 2023. 6. 6. 23:04

20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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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걸어보고 싶었던 운탄고도,
미리 신청해 두었던 패스포트(스탬프북)과 안내책자가 도착하면서 드디어 걷게 되었다.
운탄고도를 걷는 도보여행자들이 기념하기 위해서 코스중에 있는 리본을 풀어 간다고 하는데 리본이 필요하면 패스포트 신청시 함께 신청하면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 패스포트 신청방법 :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 > 공지사항 > 패스포트 신청서 다운로드 > 팩스나 이메일로 접수
* 패스포트 우편은 착불로 발송됨 (4,000원)

 

운탄고도 전체 코스

운탄고도의 전체 길이는 173.2km로 영월, 정선, 태백, 삼척을 아우르는 폐광지역을 걷는 길이다.
영월의 청령포에서 시작해 삼척 소망의 탑까지 이어지며, 석탄을 싣고 달리는 차들이 오가던 길을 걷는 코스이다.

 

운탄고도 1길 안내지도

열일곱 살 어린 나이로 비운의 생을 마감한 단종의 넋이 서린 청령포에서 시작해, 도도히 흐르는 동강을 따라 4억년전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고씨동굴에 닿는 여유로운 트레킹 코스, 설명과는 달리 실제로는 그렇게 여유롭지만은 않다.
코스 초중반 남한강 줄기를 따라 걷는 구간은 오르내림이 종종 있으나 코스 중후반 태화산(1,027m)자락을 통과하는 구간은 급격한 고도편차가 발생해 힘든 구간이다.
통합안내센터 - 별빛트래킹 종점 - 세경대입구 - 각고개입구 - 팔괴리 카누마을 - 길론골 - 각동리입구

* 거리 : 15.6km
* 소요시간 : 5시간30분
* 고도 : 186m ~ 637m
* 카누마을을 지나 길론골로 넘어가는 코스 중간에 물길이 있을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운탄고도 통합안내센터 (1길시점)

출발시간 05:41

 

그동안 벼르기만 하다가 드디어 걷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채 이른 새벽에 도착했다.
한시간이라도 잠시 잠을 청하고 출발하려 했는데, 종점에서 손쉽게 돌아오려면 12시34분 버스를 타야하기에 넉넉하게 일찍 출발하기로 한다.
5시가 넘어가니 이미 날이 밝아 환해지기도 했고~

* 위치 : 강원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26-3
* 주차 : 공영주차장 있음 (주차 무료)
* 사진은 코스 완주후 다시 돌아와 담은 사진임

 

 

앞으로 리본을 통해서 계속 보게 될 "운탄고도1330, 강원을 걷다"
운탄고도1330의 의미는 코스의 최고 높이인 정선 함백산 만항재의 높이 1,330m를 의미한다고 한다.
만항재 구간은 운탄고도 코스중 가장 인기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금계국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아침, 즐거운 음표가 오늘의 기분을 말해주는 듯~
운탄고도 1길을 출발한다.

 

1길은 통합안내센터에서 강 건너에 보이는 청령포매표소 방향으로 가면 된다.

 

청령포1교를 지나 아직은 입장이 안되는 청령포의 모습을 담아본다.
올해 1월1일,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왔었던 영월, 당시 청령포도 방문 했었는데 어느새 반년이 지나 다시 오게 되었다.

https://wonhaeng.tistory.com/401

 

[영월 청령포와 장릉]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유배지와 능

2023.01.01 청령포 국가지정 명승 제50호 새해 아침 별마로 천문대에서 해돋이를 보고 청령포로 이동했다. 주차장에서 사진의 시설물이 있는 곳으로 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 주차 무료 https://wonhaeng

wonhaeng.tistory.com

 

청령포를 지나 청령포 주차장 중간 지점에 계단이 보이는데 이곳에서 첫 스템프를 찍을수 있다.

 

운탄고도1330의 완주인증서 신청은 패스포트로 하면 되기때문에 아침 일찍 1길을 걷는다면 미리 패스포트를 준비해야 한다. 통합안내센터에 직접 방문해도 무료로 받을수 있다. 운탄고도의 첫 스템프를 획득했다.

* 통합안내센터 오픈 : 09:00 ~ 18:00 (매주 월요일 휴무, 일요일은 12:00시까지)

 

별빛트레킹 종점까지는 0.6km 남았다. 계단을 올라 본격적으로 운탄고도를 시작해 보자.

 

처음부터 가파르게 올라간다.
5월 한달간 걷지를 못했더니 오랜만의 산행에 처음부터 숨이 차오르지만 6~7분 정도만 오름길을 걸으면 된다.

 

별빛트레킹 종점까지 0.37km남은 지점, 오름길이 끝나는 곳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듣는 뻐꾸기 소리가 온 숲에 울려 퍼진다.

 

걷기 좋은 숲길이 잔잔히 이어지며 아침 공기가 제법 시원함을 안겨준다.

 

별빛트레킹 종점

도착시간 06:13

 

숲길을 벗어나 마을로 들어서는 지점,
남한강 건너 국지산의 능선이 길게 뻗어있는 마을로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남한강 물줄기가 구불구불 이어지고, 암벽같은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마치 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풍경속을 걷고 있는 이 아침이 참 좋다.

 

길 위에 서서 꿈을 꾸다

이 길은 처음부터 길이 아니었다.
처음 누군가로 이 길이 생겨났고
수많은 누군가로 완성 되었으리라
누군가의 노고로 나는 지금 이 길을 안락하게 걷고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안락함을 주는 사람이길 꿈꾸며...

한상섭

 

청령포역

도착시간 06:24

 

처음 문을 연 것은 1995년 8월10일로, 역과 역 사이에 열차의 교행이나 대기, 대피를 위해 선로와 신호장치를 만들어 이용했던 신호장이었다.
처음에는 역무원이 배치된 유인신호장이었으나 2005년 4월1일에 역무원이 철수하고 무인신호장으로 바뀌었다.

 

신호장은 여객이나 화물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니, 단종이 유배되었던 청령포처럼 청령포역도 사람이 드나들수 없어 마치 유배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운탄고도 인증장소로 많은 도보여행자들을 만나고 있는 중이다.

 

길게 뻗은 선로를 따라 옆으로 운탄고도가 이어지는데, 이 길을 따라 세경대 입구까지 5분 정도면 도착하게 된다.

 

세경대 입구

도착시간 06:29

 

다음 지점인 각고개 입구까지 1.3km
코스 완주후 돌아올때 버스로 이곳에서 내려 다시 왔던 길로 걸어갈 예정이다.
영월 시내에서 환승하면 청령포삼거리까지 갈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이 편이 낫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잠시후 세경대학교 평생교육원 앞 하송지하차도에서 각고개입구 방향으로 팔괴교를 건너가면 된다.
이정목에는 각고개가 아닌 각개고로 ㅋㅋ

 

팔괴교에서 바라본 남한강, 처음엔 동강인줄 알았는데 지도를 보니 남한강이었다.
아직은 구름이 많아 해가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더 시원하게 걸을수 있는 아침이다.

 

팔괴교를 건너와 예쁜 동화같은 풍경의 성은교회를 지나면 바로 위에서 푸른건설중기와 삼계탕 간판이 있는 골목 좌측으로 들어가는 코스다.

 

입구에 이정목이 설치되어 있어 길찾기는 쉽다.
여기서부터 운탄고도 1길은 외씨버선길과도 함께하기 때문에 외씨버선길을  따라가도 되는데 걷다보면 외씨버선길 안내를 더 많이 만나게 된다.

 

각고개 입구까지 100m 남은 지점

 

각고개 입구

도착시간 06:53

 

순둥이 백구가 있는 삼계탕집 뒷편 주차장으로 가면 숲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열려있다.

 

이맘때면 풀과 나무들이 우거져 길이 좁아보이는 효과를 보이는데 제초작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풀냄새가 솔솔 올라오고 있었다.
5분 정도 지그재그로 난 오름길이 이어져 평지에 다다른다.

 

많은 산새 소리로 정겨운 숲길인데 유독 소쩍새 소리는 왜그리 구슬피 들리는지 모르겠다.

 

길이 좋아 속도를 조금 올려볼 수 있는 구간이 계속 이어진다.
코스 종점에 12시까지는 도착해야 버스를 여유있게 탑승할 수 있다. 그 버스를 놓치면 오후3시54분 버스를 기다려야 하거나 아니면 걸어서 다시 돌아올 예정인데 그럴 일은 없어야 하기에 평지에서는 걷는 속도를 올려보는 중이다.

 

현재시간은 7시9분, 처음 출발후 여기까지 1시간28분이 소요됐다.
도로 곁으로 나온 후 다시 왼쪽 길로 운탄고도가 이어지는 이곳은, 1길 시점에서 4.01km를 걸어왔고, 종점까지는 아직 11.59km가 남았다.

 

2분 정도 올라와 닫힌 철문 좌측으로 길이 이어진다.
중간 스템프 인증장소이기도 한 팔괴리 카누마을까지는 이제 4.34km 남았다.

 

이 길도 풀을 깎은 후라 길이 깨끗하게 보이고 외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숲에서는 이정목 보다는 리본이 갈안내를 도맡아 하는 중이다.

 

8분 정도 걷기좋은 숲길을 내려오면 임도와 만나는 지점에 산흙이 패이고 시설물 쓰레기로 인해 다소 관리가 안되어 있었다.
이후로는 걷기가 좋다. 아직까지도 해는 나오지 않고, 흐린 하늘만 보여준다.

 

팔괴터널과 만나는 지점,
각고개 입구에서 1.3km 거리로, 팔괴리 카누마을까지는 3km 남았다.

 

한국가스공사 건물을 지나면서 3분 후에 다시 산으로 이어지는 운탄고도

 

갈림길 위에서 바로 좌측으로 들어간다. 이정목을 정면에 세웠으면 좋았을 것을 왜 뒤통수를 보게끔 세웠는지~
암튼 팔괴리 카누마을까지 3.32km 남은 지점, 7시30분이 지나가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좁다란 숲길을 걷게 된다.
생각했던 운탄고도의 이미지와는 다르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기존의 외씨버선길 트레킹 로드를 그대로 이용한 탓이다.

 

시야가 확 트이지는 않지만 좌측으로는 남한강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강을 따라 산자락을 계속 따라 간다.

 

강가를 걷는 길이지만 트레킹 환경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습해서 땀은 줄줄 흐르고, 모기는 없지만 눈앞에서는 날파리들이 연신 따라 다닌다. 거기에 많은 거미줄들은 머리와 온몸으로 다 걷어가면 걷는 중이다.

 

현재시간 07:46
빨리 강가로 내려갔으면 좋겠다는 갈망으로 빠르게 걸어 시야가 트이는 곳에 도착했다.
물소리 만으로도 시원해짐이 느껴진다.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좀처럼 길은 강 곁으로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거진 밀림 같은 숲길만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강은 이렇게 바라보기만 할뿐, 저 앞에 큰 절벽과도 같은 산이 버티고 있으니 그 아래로 강을 걸을 일은 없을테고,

 

예상대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이어진다. 그것도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야 한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리본만이 이 길이 운탄고도가 맞음을 알려주고 있다.

 

강가 숲길에서 오르막길을 꽤 오래 걸어 올라온 것 같은데 메타정보를 보니 7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곳이 반가운 이유는,, 외씨버선길 양심장독대가 있기 때문이다.
운탄고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던 중에 이런 곳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장독대가 비어 있는 것이었다.
장독대 뚜껑을 열어보니 생수가 6병이나 들어 있다. 오늘 나는 운이 좋은가 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생수 한병을 득템했다.

 

양심장독대를 지나 바로 팔괴리 마을길이 이어지는 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제 서서히 하늘도 열리는 중이고, 비록 강가에서 시원하게 물을 적시지는 못했지만 산 위에서의 시원함은 또다른 느낌이다.

 

운탄고도 1길에서 가장 맘에 드는 구간이었다.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탄차들이 이동하던 운탄고도라지만 1길은 아마도 구름이 양탄자처럼 깔린 운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듯 하다.

 

밭 중간에 불룩 솟은 바위는 자연 그대로 두어 그림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빛이 쏟아져 내릴듯 구름사이로 빛내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활짝 핀 감자꽃이 이렇게나 예뻤던가???
어릴적 강원도 산골에 살때는 쳐다보지도 않던 꽃이었는데,, 못생긴 감자와는 달리 너무 예쁘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와 거친 숨을 돌리며 산 꼭대기 마을을 걷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평화롭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산비탈을 따라 마을길을 내려가 저 아래 보이는 강가까지 가야하는 코스다.

 

옥수수 밭도 여러군데 보이고, 소망교회를 지나 큰 길까지 내려가면 된다.

 

마을길을 벗어나면 태화산로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이정표대로 우측 방향 도로를 따라 300m를 걸어야 한다.

 

팔괴리 카누마을

도착시간 08:19

 

동강 카누캠프를 지나 좌측 길론골로 이어지는 운탄고도는 계속해서 외씨버선길과 함께 한다.

 

이곳은 1길 중간지점 스템프 인증장소인데 강가로 내려오면 화살표 있는 곳에서 스템프함을 만날수 있다.

 

뒤쪽 아주머니가 있는 길로 걷다보면 자칫 그냥 지나칠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1길의 두개 스템프를 획득했다.

 

이제부터는 강을 바라보며 저 끝에 보이는 정양교까지 시원스레 트인 길을 걷게 된다.

 

계족산 자락과 봉우리들이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걸을수록 위치가 달라지며 산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느샌가 햇빛이 내리쬐며 뜨거워지기 시작하지만 풍경만은 평화롭기 그지 없다.

 

이곳에서 1길 우회로 안내를 볼수 있는데 비가 온 뒤에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거나 트레킹 길에 물길이 생길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참고로 나머지 구간 지도를 덧붙이자면 물길구간 뿐만 아니라 길론골로 올라가는 코스는 500m 이상의 고도차가 나는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1길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구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징검다리 구간, 비가 오면 왼쪽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는가 보다.
지금은 건널수 있으니 우회없이 정식 코스대로 걸어 간다.

 

잠시후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코스가 이어지는데 이곳에도 우회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길론골이 3.81km 남은 지점으로 좌측길로 가면 첫 물길이 나타나고, 옆 풀길을 따라 지나갈수 있다.

 

징검다리에서 10분 정도 걸어온 지점으로 너덜길이 이어지니 조심히 걸어야 하는 구간이다.
풍경을 바라보며 걷다가 발목을 삐끗했던 사실은 안비밀이다.
조금더 진행하면 또다시 물길이 나타나는데 물웅덩이 안에는 올챙이들이 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아예 오른쪽 풀숲으로 지나가면 된다.

 

정양교 (태화산 등산길 입구)

도착시간 08:55

 

시원했던 아침 기온이 점점 뜨거워지는 중이다.
그늘이 없고 쉴만한 곳이 없어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정양교 아래에서 첫 휴식을 위해 강가 그늘에서 배낭을 내려 놓는다.

 

강건너 산봉우리들의 풍경이 아름답다.
20분 정도를 쉬면서 체온도 식히고, 칼로리도 보충하고, 수분보충도 충분히 해주니 이제야 주변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출발후 거의 3시간만에 맛보는 꿀맛같은 휴식.

 

다리 아래 그늘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한기까지 느껴질 정도다.
다시 출발을 준비하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뒤쪽 화살표 있는 곳에 태화산으로 들어가는 등산로가 보인다. 이곳을 못보았다면 아마도 강가로 계속 걸었을지도 모른다.
길론골까지 3.69km 남았고 외씨버선길도 계속 함께 하는 중이다.

 

여기서부터는 길론골까지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지게 된다.
해발 637m까지 가파르게 고도를 높이게 되니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거미줄 따위는 이제 안중에도 없다.
무엇보다도 너덜길이 이어지다보니 무념무상으로 오르기만 할수 있는 길도 아니다.
발목을 접질릴까 조심조심 오르다 보면 계단도 나타나고, 흙길도 걸으며 말그대로 좁다란 산길은 불친절하기 그지 없다.

 

이런 길에서 쉼터가 있을리는 만무하고, 어느샌가 운탄고도 이정목이나 리본은 보이지가 않고, 대신 외씨버선길 리본을 자주 만나게 된다.

 

동지모둑 (각동리 돌널무덤)

도착시간 09:55

 

괴목 서남쪽 용구미소 위쪽에 있는 이곳은 태화산 줄기가 가로막혀 겨울에도 북풍이 없는 따뜻한 곳으로, 토질이 비옥하고 남한강의 맑은 물이 흘러 청동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던 곳이라 한다.
돌널무덤은 일제시대에 원용성씨의 구룽진 밭에서 발굴 되었는데, 무덤은 자연석으로 쌓였으며 너비 130cm, 길이 175cm의 덮개돌로 덮혀 있었다.
이 덮개석은 마을 공동 우물의 다리로 이용 되었으나 새마을운동 때 덮개석 자체를 시멘트로 발라버렸다고 한다.

 

푸른 이끼로 잔뜩 덮인 바위들은 자연 그대로의 길 덕분에 잘 보존되어 있다.
무조건 넓고 잘 다져진 길이 꼭 좋은 것만도 아니라는걸 느끼지만 여전히 숨이 차고, 힘들게 올라야만 하는 구간인건 사실이다.

 

잠시 숨을 돌리며 수분을 보충하고, 계속해서 올라간다.
전망이 없는 육산이라 사진이 많이 생략 되었는데, 길론골 1.9km 이정표가 나올 때까지 그렇게 가파르게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이후에는 오름길이 잠시 누그러지는 느낌이다.
10시33분이 되어서야 운탄고도 말뚝을 만나게 된다.

 

다시 10분이 지난 10시43분, 드디어 1길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도착했다.
짧막한 통나무 몇개가 의자를 대신해 주는 이곳에서 외씨버선길 13구간 설명과 태화산 등산로를 확인할 수 있다.
태화산은 100대 명산중 하나라 여기까지 와서 놓치기는 싫었는데,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올 경우 버스시간이 맞지 않아 자칫하면 4시간을 더 기다려야 할수도 있는 상황이라 태화산 정상은 아깝지만 포기하고 계속해서 운탄고도에 집중하기로 한다.

 

길론골까지 0.99km,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라 속도를 올려보려 했는데 내려가는 길도 그리 만만치가 않다.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이라 더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이어지고, 등산로에도 바위와 돌멩이들이 잔뜩 깔려 있다.

 

제일 힘든 구간을 넘어왔으니 조금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내려가 보자.

 

너덜길을 30분 정도 걸어서야 평지에 도착했다.
길론골까지 0.24km 남았다니 이제 코스도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줄곳 산중에 있어서 전망이 좋지 않았는데 이제야 탁 트인 하늘과 풍경들이 보인다.

 

이 길에는 다양한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다.

 

길론골

도착시간 11:23

 

강가 정양교 아래에서 쉰 후 태화산을 넘어 오는데 2시간08분이나 걸린걸 보니 한달만의 등산이 제법 힘들었나 보다.
하지만 이런 풍경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당시에는 힘든줄도 몰랐던것 같다.

 

한낮의 땡볕 더위에도 농부의 밭일은 계속되고, 나의 운탄고도 순례도 계속되는 중이다.

 

산 중턱에 위치한 길론골 마을에서는 두세개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대로만 가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깊은 산중에 자리잡은 마을이라 한낮이어도 조용하고 오가는 사람이나 차량은 거의 없었다.

 

11시43분, 길론천에 도착, 이제 종점인 각동리 입구까지는 1.3km 남았다.
여전히 외씨버선길과 함께하는 중이다.

 

11시 56분, 드디어 남한강 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4분을 더 걸어 도로와 만나게 된다.
종점까지는 0.26km 남았다.

 

각동리입구 (1길종점)

도착시간 12:05

 

도로를 따라 260m 걸어와 1길의 종점인 각동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시간 이전에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1길을 완주했다는 뿌듯함, 직접 걸어보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다.
스템프 찍는 것도 잊지 않고, 트레킹 앱을 끄고 이제야 쉬려니 땀이 쏟아져 정류장 부스 안은 뜨거운 열기때문에 있을수가 없었고, 정류장 앞에 주저앉아 자연 바람을 쐬는 편이 나았다.

 

시점으로 돌아가기 (원점회귀)

이제 다시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종점에서 돌아가는 버스는 하루에 5번 운행한다.
각동리에서 탑승후 영월 시내 푸른사랑병원 정류장에서 환승하면 청령포주차장까지 갈수 있다.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정도 지나서야 버스 한대가 도착했는데, 방향이 다를수도 있으니 영월 시내방향으로 가냐고 물어본 뒤 냉큼 탑승한다.

* 출발시간 : 07:54, 09:54, 12:34, 15:54, 18:54
* 영월시내로 들어가는 것 보다는 미리 예정한대로 세경대 입구에서 내려 통합안내센터까지 다시 걸음.

 

6시간을 걸어왔던 길을 버스로 다시 금새 만나게 되니 기분이 참 그렇다. 버스는 팔괴리 카누마을을 경유해 군청을 지나고 25분만에 세경대 입구에 도착했다.
이미 걸어왔던 길이라 헷갈리지 않고 바로 코스로 들어선다.
청령포역의 그림같은 산세도, 산마을의 시 한구절도, 별빛트레킹의 걷기좋은 구간도 다시 한번 기억해 둔다.

* 거리 : 2.07km
* 소요시간 : 빠른걸음으로 27분

 

13:39분, 산을 벗어나 청령포에 다시 도착,
청령포의 그림같은 풍경은 단종의 아픈 역사마저도 깊이 간직한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다.

 

건너편 통합안내센터의 아름다운 모습, 구름이 열일하는 시간이다.
13:42분, 주차장에 도착,
통합안내센터가 일요일은 12시까지인데 걷고 난 뒤에 토요일인 오늘이 일요일인줄 알고 들어가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 1길을 마쳤다.

 

트레킹 정보

시간 : 05:46 ~ 12:07 (총 6시간21분, 휴식 촬영시간 포함)
거리 : 15.69km (안내 거리와 일치함)

* 팔괴리 산마을로 넘어가는 (양심장독대가 있는) 길과, 정양교에서 길론골로 넘어가는 길이 급격한 고도차를 보인다. 특히 길론골을 넘어가는 태화산은 1,027m로, 정상으로 넘어가지는 않지만 100대 명산에 속하는 만큼 험하고 가파르게 이어지고, 후반부 코스라 체력 안배에 신경써야 한다. 충분한 물과 간식거리를 미리 준비하는게 좋다.

오늘도 좋은길 하나 잘 걷고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트레킹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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