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오대산 비로봉] 상원사 코스, 100대 명산 눈꽃 산행

2023. 2. 21. 22:54+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산행이야기

2023.02.19

 

 

오대산 월정사 매표소

06시49분, 매표소에 도착하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입장요금을 계산하고 월정사 주차장을 지나 상원사 탐방지원센터까지 올라간다.

* 주차요금 : 5,000원
* 입장요금 : 1인당 5,000원

 

 

 

오대산 등산코스

상원탐방지원센터 - 상원사 - 중대계단입구 - 중대사자암 - 적멸보궁 - 비로봉(1,563m) - 상왕봉 능선 - 비로봉 - 상원탐방지원센터

* 거리 : 왕복 7km
* 중대 계단입구부터 적멸보궁까지는 돌계단을 오르는 코스
* 적멸보궁을 지나면서 코스가 어려워짐
* 비로봉에서 상고대 구경 위해 상왕봉 능선 일부를 걷다 다시 비로봉으로 돌아와 원점회귀함.

 

 

트레킹 정보

* 실제 걸은거리 : 왕복8.8km (상왕봉 방향 능선 일부 포함)
* 소요시간 : 4시간20분 (트레킹시간 3시간20분, 촬영시간 포함)

 

 

상원탐방지원센터 출발

출발시간 07:54

 

 

도착시간부터 계속 눈이 쏟아져 카메라 보호 차원에서 차안에서 대기한게 1시간 05분이 지났다.
다른 산객들이 먼저 출발하는걸 보니 마냥 있을수만도 없고, 싸리눈이 여전히 내리는 중이지만 이제 그만 출발한다.

 

 

오대산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 아닐까 싶다.
상원사로 향하는 길에 하늘 높이 자란 전나무 길을 걷는다.

 

 

비로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적멸보궁 직진 방향 큰 임도를 따라 걸으면 되지만 잠시 상원사에 들렀다 가기로 한다.

 

상원사

도착시간 08:03

 

 

번뇌가 사라지는 길을 올라 상원사에 들어선다.

 

 

대웅전

경내에 들어서니 밟기 조차 조심스러운 새하얀 눈이 소복히 쌓였다.

 

 

세조임금과 문수동자의 인연이 깃든 상원사는 신라 33대 성덕왕 4년(705)에 보천, 효명 두 왕자가 세운 절로 처음에는 진여원으로 불리웠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와 세조가 원찰로 삼으면서 상원사에는 여러 전설과 소중한 문화재가 많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고양이 석상

대웅전 앞에 있는 석상 1쌍으로 세조와 관련된 일화가 담겨 있다.

"세조가 상원사를 찾아 법당으로 들어서려 할때 어디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세조의 옷자락을 물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는데 알고보니 법당 안에 자객이 숨어들어 있었다 한다. 이후 세조는 궁궐로 돌아와 고양이를 잡아 죽이지 말라는 왕명을 내리기도 했다."

 

 

상원사 동종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주조된 것으로 우리 나라에 전해지는 동종 가운데 가장 오래 되었다.
안동의 관풍루에 걸려 있던 것을 예종 원년(1469)에 상원사로 옮겼다고 한다.

 

 

종 표면에 구름 위로 하늘을 날면서 옷깃을 흩날리며 악기를 연주하는 비천상이 아름답게 양각되어 있다.

 

 

상원사의 겨울 풍경

 

 

만화루 달마대사

 

 

본래 오대산은 신라의 고승 자장이 중국 당나라의 오대산 문수신앙을 수용한 이후로 문수도량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천장에서 세조와 문수동자의 인연을 만날 수 있다.

 

 

연 잎을 쓴 동자가 눈밭에 앉아 있다.

 

 

상원사를 내려오면 적멸보궁 방향 이정목을 만나게 된다.
비로봉까지 3km 남은 지점

 

중대계단 입구

도착시간 08:24

 

 

임도를 따라 올라오면 마지막 화장실을 지나 가파른 계단길에 이르게 되는데 중대사자암까지 이어져 있다.
적멸보궁까지는 아이젠 없이도 올라갈 수 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돌계단에 처음부터 숨이 차오른다.

 

 

2020년 11월에 왔을때는 깜깜할때 손전등 하나에 의지하며 올랐던 길이었는데, 겨울 풍경이라 새롭기만 하다.

 

 

계단 입구에서 800m 올라오니 나무 사이로 중대사자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대사자암

도착시간 08:36

 

 

다른 사찰이나 암자들과는 달리 비탈진 산기슭에 층층이 아래로 지어진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내부는 신도 외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위로 올라오니 강풍이 몰아치며 눈발이 강하게 흩날리고 있는 중이다.

 

 

한겨울에도 얼지않은 샘물이 흘러내리고

 

 

종무소를 지나 계단길이 적멸보궁으로 이어진다.

 

 

계단을 오르다 돌아본 중대사자암의 모습

 

 

나무아미타불이 적힌 큰바위를 지나 계단길에 줄지어 세워진 석등이 보인다.

 

 

스피커가 들어있는 석등으로 계단을 오르는 내내 적멸보궁의 예불소리를 들으며 올라가게 된다.
상원사 적멸보궁까지는 비로봉 등산객 외에도 일반 신자들이 많이 올라가는 곳이다.

 

적멸보궁

도착시간 08:54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궁전이라는 뜻의 적멸보궁.

*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 오대산 중대사자암, 사자산 법흥사,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영취산 통도사

 

 

적멸보궁 갈림길

적멸보궁은 좌측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잠시 적멸보궁을 보고 다시 내려와 직진 방향으로 본격적인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이곳에서 잠시 휴식할 예정이다.

 

 

계단 끝에 보이는 적멸보궁의 모습,
천일기도 예불소리에 마음이 편해진다.

 

 

적멸은 번뇌의 불꽃이 꺼져 고요한 상태, 즉 열반의 경지에 이름을 말하고, 보궁은 보배스러운 궁전을 의미한다.

 

 

보물 제1995호로 지정되어 있는 적멸보궁,
법당 안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어 따로 불상을 조성하지 않고 불단만 설치했다.

 

비로봉 탐방로

출발시간 09:05

 

 

다시 계단을 내려와 이곳에서 물도 한모금 마시고, 잠시 휴식하며 아이젠을 착용한다.
어느새 2km나 올라와 있었고, 바람이 강해 추우면서 더운 날이었다.

 

 

공원지킴터

탐방로 안내도에 적멸보궁을 지나면서부터 어려운 코스가 이어진다고 하는데 바로 공원지킴터부터 산길을 올라가게 된다.

 

 

처음에는 그리 가파르지 않게 오를수 있다.
바람이 몰아치며 쌓인 싸리눈이 눈보라치듯 날리곤 한다.

 

 

공원지킴터에서 오르내리며 5분을 진행하니 구급함이 설치된 첫 쉼터에 도착한다.

 

 

이제부터는 가파른 길이 정상까지 계속 이어지게 된다.

 

 

해발 1,220m 지점, 비로봉까지 고도 343m만 더 올라가면 되는데 빠르게 진행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함께 템포를 맞추다보면 계속 같은 산객들이 사진에 담기게 되다보니 잠시 쉬면서 거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오전 10시까지 눈 예보가 있고, 강풍이 불고, 이후에는 맑은 하늘이 열린다고 하는데 이렇게 아직까지는 기상예보가 맞아떨어지는 중이다.

 

 

바람만 아니라면 무척이나 더웠을 날씨인데, 옷깃을 잔뜩 여미게 한다.

 

 

올라온 길과, 올라가야 할 길

 

 

 

 

해발 1,304m 지점으로 비로봉까지 0.7km 남았다.
경사도가 제법 있는 곳이라 천천히 템포를 유지하면서 올라가는게 중요하다.

 

 

서서히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출발전 눈 예보에 올겨울 마지막 설산을 보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아마도 그 이상이 될것도 같은 예감이 든다.

 

안전 쉼터

도착시간 09:36

 

 

공원지킴터에서 30분을 올라오니 심장돌연사 예방 안전쉼터가 있다.
다른 시설은 없고 벤치 하나가 있는 넓은 공터인 곳이다. 내려올때 보니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곳은 해발 1,378m 지점으로 비로봉이 0.4km 남은 마지막 쉼터이다.

 

 

정상까지 남은 400m가 깔딱고개 마냥 몹시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올라왔던 피로에 더해지다보니 종아리가 탄탄해져 터져버릴 것만 같다.

 

 

다른 산객들의 발걸음도 무뎌지고,,

 

 

10시면 맑은 하늘이 열린다고 했는데 갑자기 안개까지 몰려와 시야가 답답하기만 하다.

 

 

대략 경사도가 이정도~
계단 중간에서 쉬었다가기를 반복하게 되고,,

 

 

자욱한 안개 덕분에 그래도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지지만, 태백산에서도 경험했듯 맑은 하늘이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2020년 늦가을에 왔을 때도 갑자기 안개가 밀려와 체감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져 추웠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 나는듯 하다.

 

 

 

 

상고대에, 안개에, 강풍까지,, 그래도 기념사진은 빼놓을수 없는 산행이다.
아무래도 이분들은 앞질러 가야할 것 같다.

 

 

내린 눈이 싸리눈이라 그런지 상고대가 활짝 피지 않는다.

 

 

안개 물방울을 얼리고 있는 강한 바람을 반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가파른 계단을 올라 드디어 정상의 하늘이 보인다.

 

비로봉 (1,563m)

도착시간 10:07

 

 

드디어 해발 1,563m 비로봉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출발한지 2시간 13분만이다.

 

 

눈보라가 날리는 오대산 비로봉의 강풍

 

강풍에 서있기조차 힘든 정상,

 

 

하늘은 어둡지만 새하얀 상고대는 그림 같이 피었다.

 

 

파란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리려 했는데, 이곳에서 마냥 기다리기는 쉽지 않은것 같다.

 

 

해서 일단 상왕봉으로 진행하다가 상황을 봐서 거기서 상원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할지, 다시 돌아올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상왕봉 능선길

출발시간 10:18

 

 

꼭 상왕봉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이 능선은 꼭 걸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온통 새하얀 눈길과 상고대의 장관이 펼쳐진다.

 

 

고사목 한그루도 꽁꽁 얼어 붙었고, 

 

 

걷기 좋은 평지 능선이라 한겨울이면 멋진 풍경이 연출되는 곳이다.

 

 

휘어져 제멋대로 자란 나무는 꿈틀대며 용틀임하는 것만 같고,

 

 

바람이 강한만큼 눈보라도 휘몰아 친다.

 

 

바다 속 산호 마냥 화려하게 피어난다.

 

 

 

 

비로봉에서 500m 진행한 지점, 사진 찍으며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곳이다.
헬기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눈이 쌓여 있어 짐작만 할뿐,,
상왕봉까지는 1.8km 남았다.

 

 

여기까지 올때만해도 그냥 상고대를 담으며 하늘이 맑아지기를 기다리려 했는데 하늘은 여전히 개일 기미가 안보이고, 그냥 상왕봉 찍고 하산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앞선 발자국이 없었다면 등산로인지 구분이 안갈때도 있다.

 

 

다시 5분정도 진행해 두번째 시야가 트이는 넓은 곳에 도착,,
여기까지 편한 능선길이었는데 이후부터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내려가다 돌아본 모습

 

 

상왕봉 쪽에서 오던 몇몇 분들이 상왕봉 이후 눈이 무릎까지 쌓여 주차장으로 하산할 수 없다고 알려주시며 비로봉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마침 내려가는 중이었는데 이들을 만난게 어쩌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러셀하면서 갈라면 갈수 있는데, 상왕봉에서 내려갈때는 길이 위험하니까~~"

이 말을 듣고 계속 진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헬기장으로 보였던 첫번째 공터로 다시 돌아오고,,,

* 러셀 : 등산에서 선두에 서서 눈을 쳐내며 길을 다지면서 나아가는 일.

 

 

다시 비로봉으로 돌아가는 길이 평지임에도 이렇게 코스가 꼬이게 되면 두배는 힘이 들수 있다.
이런 경우 극도의 피로감이 찾아오는데 그걸 극복하는 방법~!! 팔로우하듯 영상트레킹을 찍어본다.

 

 

상왕봉에서 비로봉 가는 능선길의 상고대와 강풍

 

추워도 기분만은 최고의 트레킹이었다.

 

다시 비로봉

도착시간 10:54

 

 

다시 비로봉으로 돌아왔지만 강풍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하늘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47분이 소요됐지만 헛되이 버린 시간은 아닌것 같다.
이제 그만 날씨 욕심은 내려놓고 그냥 편히 내려가 보자. 강풍때문에 있을래야 있을수도 없다.

 

 

상왕봉에서 오신 몇몇 분들도 비로봉 인증없이 그냥 내려가는걸 보니 나와 같은 상황인것 같다.

 

 

내려가는 길, 풍경 몇장 담으며 조심히 내려간다.

 

 

안개도 여전하고, 아마도 이번 산행 역시 태백산처럼 내려가서야 해가 나올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점심 때가 돼가면서 산객들이 점점 더 늘어난다.

 

 

그냥 갈래야 갈수가 없는 이유는 아마도 이번 겨울의 마지막 설산이지 싶은 마음 때문이다.

 

 

정상에서 먹지 못한 점심을 쉼터에서 하고 있는 사람들, 올라와 휴식하는 사람들까지 쉼터로 모여 많은 인파로 가득하다.
내려가는 길에도 오대산을 찾은 많은 산객들을 만나게 된다.

 

 

정상에서 34분만에 공원지킴터에 도착,

 

 

적멸보궁을 앞에 둔 데크길에서 하늘이 열리는걸 보게 된다.

이럴줄 알았다니~~~ㅋㅋ

 

 

정상에서 51분만에 중대사자암까지 내려왔다.

 

 

해가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지만 이미 사진의 색온도가 많이 따뜻해졌다.

 

 

도착시간 12:10
오대산국립공원 상원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 내려올 때는 1시간16분이 소요됐다.
산 위의 파란 하늘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멋진 산행이었음을~~
오늘도 좋은 산 하나 잘 만나고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언제나 좋은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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