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문화유산 답사기

경복궁 #5 교태전, 아미산

BayZer™ 2012. 3. 18. 00:00

[조선 왕조 제일의 궁궐을 만나다]
경복궁 #5 교태전과 아미산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 종로

Photographed by BayZer™

2012.03.03

 

 

 

경복궁 현황도

 

 

 

교태전 (交泰殿 Gyotaejeon)

 

침전 영역중 안채에 해당하는 교태전은 왕비가 거처하면서 궁 안 생활을 총지휘하던 곳이다. 1918년에 강녕전과 함께 교태전을 뜯어 창덕궁으로 옮겨져 사라진 것을 1995년에 복원하였다.

 

 

양의문 (兩儀門 Yangeuimun)
강녕전 북쪽에 있는 양의문을 통하여 들어가면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으로 갈 수 있다. 교태전의 남쪽 행각의 문이며, 삼문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양의문에 딸린 행각 서쪽에는 보의당이, 동쪽에는 승순당이 있다.

 

 

양의문 현판
양의문이라는 이름은 음양의 조화를 의미한다. 양(兩)자는 속체로 쓴 까닭에 중앙의 세로 획이 생략되어 있다.

 

 

양의문에서 본 교태전
교태전은 왕비의 침전으로 세종 때에 임금이 오래 머물 곳이라 하여 규모를 크게 하여 고쳤다. 1917년 11월 창덕궁의 큰 화재로 인해 대조전을 비롯한 많은 건물이 소실되자 이를 복구하기 위해 강녕전과 마찬가지로 헐어서 재목으로 사용되었다. 지금의 교태전은 1995년에 다시 지어진 것이다.

 

 

교태전 (交泰殿 Gyotaejeon)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은 중궁전 또는 중전으로도 불렸다. 전면 9칸의 규모로 지어졌으며 강녕전과는 다르게 전면에 월대가 없고 바로 다섯층의 계단이 놓여있다. 지붕에는 강녕전과 마찬가지로 용마루를 두지 않았다.

 

 

교태전 현판과 단청
단청만 보아도 궁궐안에 있는 다른 건물들보다도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판은 조석원의 글씨로 1994년에 사진으로 남아 있는 글자를 복원하여 새겼다.

 

 

교태전
교태전은 하늘과 땅의 기운이 조화롭게 화합하여 만물이 생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태전의 이름은 주역의 '천지교태'에서 따왔는데, '남녀간의 교감'이 아닌 천하만물의 상호교감을 나타내며, 군신간의 교감으로 해석되고 있다.

 

 

추운날 찍은 사진에는 문이 닫혀있는 모습을 볼수있다.
대청 마루 좌우로 각각 세번째 칸 밑에 작은 아치형의 나무 문이 닫혀있는게 보이는데 (윗사진, 아이가 들여다보고 있는곳) 이 문으로 들어가면 온돌을 땔수있는 함실 아궁이가 나온다.

 

 

교태전 마루
전면 9칸중 가운데 3칸은 대청으로 빈 공간이지만 왕비의 침전인만큼 천장과 단청을 화려하게 꾸며놓았고,
대청 정면 3칸은 아미산으로 나가는 뒷쪽 출입문으로 십장생도를 그려넣어 어느 전각보다도 아름답고 화려함이 돋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여인들의 방은 일단 예쁘게 꾸미고 봐야할 일인가보다.

 

 

교태전 십장생도
십장생은 해, 달, 산, 물, 돌, 소나무, 학, 거북, 사슴, 불로초를 말하며 장수를 상징하며 때로는 대나무가 포함되기도 한다.
교태전 십장생도에는 석류가 그려져 있는데, 석류는 원래 십장생에는 없지만 다산을 상징하는 까닭에 추가가 된듯하다.

 

 

교태전 좌측 내부

 

 

용두와 잡상
강녕전과 마찬가지로 용두 앞으로 7개의 잡상을 세웠다.

 

 

교태전 일곽
왕비의 침전이라 그런지 궁내 전각들 중에 아름답기로 단연 손꼽힌다.
교태전의 전체 풍경을 보면 교태전에서 양쪽으로 길게 뻗어 서쪽과 동쪽의 행각과 연결되고 다시 남쪽 행각의 양의문에서 만나게 된다. 어떤 것 하나도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게 없다.

 

 

규모면에서는 강녕전보다 작지만 교태전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함홍각이, 우측에는 원길헌과 연결되어 있으며, 뒷쪽으로 건순각이 '┌' 모양으로 맞닿아 있어 시각적으로는 훨씬 더 커보이는 느낌이다. 행랑들은 방과 큰 마루,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길헌 (元吉軒 Wongilheon)
크게 선하여 길하다라는 의미의 원길헌은 교태전의 우측에 연결되어 있는 건물로 이곳에서는 약원들이 진료를 했다는 문헌 기록이 있다.

 

 

원길헌 현판

 

 

원길헌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교태전으로 마루가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런 이동이 가능했다.

 

 

함홍각 (含弘閣 Hamhonggak)
포용하고 너그럽다는 의미의 함홍각은 교태전의 좌측에 연결되어 있는 건물로, 교태전을 다시 만들때 함께 지어진 것이다.

 

 

함홍각 현판

 

 

연결된 마루
교태전에서 본 모습으로 함홍각 앞으로 마루가 연결되어 있어 통로 역할을 해준다.

 

 

교태전과 건순각
함홍각을 뒤로 돌아가면 교태전과 연결되어 있는 건순각을 볼 수 있다. 뒷쪽도 모든 건물이 툇마루로 길게 연결되어 있다.
이곳이 아미산으로 불리는 후원이다.

 

 

건순각 (健順閣 Geonsungak)
건순각은 교태전과 직각을 이루며 연결되어 후원으로 길게 나와 있는 건물이다. 이곳에 서서 아름다운 아미산을 바라보며 사가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훔치며 그리움을 달래는 중전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건순각 아래로는 허리를 굽혀야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통로가 있으며 이곳을 통과하면 교태전의 예쁜 담장이 나온다.

 

 

건순각 현판
'건순'이라는 이름은 건건곤순(乾健坤順)의 줄임말로, 하늘은 굳세고 땅은 유순하다는 뜻이다.

 

 

건순각과 아미산
건순각은 왕비의 출산을 위한 산실청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아름답고 고요한 이곳이 산실로 쓰이기에는 더없이 좋은곳인 듯 하다. 안쪽 굴뚝 옆에 있는 문은 건순문으로 자경전이나 향원정으로 갈 수 있다.

 

 

건순각과 담장
건순각 뒷쪽에서 찍은 모습으로 아미산에서 우측 건순문 방면으로 가면 교태전의 동쪽 담장이 나온다.
교태전 담장에 대해서는 잠시후에 살펴보기로~~

 

 

툇마루

 

 

만통문 (萬通門 Mantongmun)
교태전 동쪽 행각에 있는 문으로 만물이 형통하여 태평함을 의미한다. 만통문 우측에 체인당이 있다.

 

 

승순당 (承順堂 Seungsundang)
교태전 남쪽행각에 있는 행랑채 구조의 건물로 양의문 우측에 있다. 받들어 순종한다라는 의미가 있다.

 

 

보의당 (補宜堂 Boeuidang)
천지의 마땅함을 돕는다는 의미가 있는 보의당은 교태전 남쪽행각 양의문 좌측에 있는 행랑채 구조의 건물이다.

 

 

내순당 (乃順堂 Naesundang)
서쪽 행각에 있는 내순당은 동쪽 행각의 체인당과 짝을 이루는 당으로 내순의 이름은 승천하여 하늘을 받든다라는 의미이다. 그 옆으로 재성문이 있다.

 

 

재성문 (財成門 Jaeseongmun)
내순당 우측에 딸린 재성문은 불상을 모셔두고 불교의식을 행하던 함원전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문이다.
여인들의 왕래가 잦은 곳인만큼 왕비의 편의를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함원전 영역에서 본 모습으로 재성문을 통해 교태전 동행각의 체인당과 만통문이 보인다.

 

 

연휘문 (延輝門 Yeonhuimun)
교태전 동쪽 담장의 북쪽끝에 있는 월문으로 건순각 뒷편에 있다. 밝은 빛을 맞이한다는 뜻의 연휘문은 다른 문과는 다르게 하단은 화강암으로 만들고 그 위에 전돌을 쌓아올렸으며 꼭대기에는 기와을 얹었다. 전돌 가운데에는 귀면문양을 넣었고 양쪽 옆으로 학을 넣었다.

 

 

연휘문
밖에서 본 모습으로 안쪽과는 달리 전돌 가운데에는 귀면문양 대신 연휘문이라는 이름이 박혀있고 양쪽 옆으로는 학을 넣었다. 안쪽으로 아미산의 굴뚝이 보인다.

 

 

교태전 담장
건순문과 연휘문을 연결하는 'ㄱ'자 담장의 안쪽 벽면에 있는 꽃문양이다.

 

 

석쇠무늬 꽃문양
평면보다 도드라지게 새긴 양각 형태로 각종 꽃문양과 나비를 넣어 단조로울수 있는 담장을 아름답게 꾸몄다. 석쇠무늬 속의 꽃은 행복을 상징한다.

 

 

건순문 (健順門 Geonsonmun)
연휘문과 가깝게 ㄱ자로 연결된 담장에 딸린 문으로 건순문 좌측 담장에도 석쇠무늬 꽃문양이 있다.

 

 

건순문 담장 꽃문양
특별히 눈에 띄게 홀로 피어있는 꽃한송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누구일까...? 중전에게 품은 연심을 꽃 한송이로 표현한 이 사람은...

 

 

담장
원길헌과 건순각 뒷마당에서 본 동쪽담장으로, 연휘문의 오른쪽에 이어지는 담장의 문양이다.

 

 

담장과 굴뚝
담장의 문양이 굴뚝을 쌓아올린 전돌의 무늬와 잘 어울린다. 이름모를 이 일각문으로 나가면 자경전이 나온다.

 

 

 

아미산 (峨嵋山 Amisan)

 

아미산 (峨嵋山 Amisan)
왕비의 침전 뒤편에 인공으로 계단식 화단을 쌓아 아미산을 조성하고, 4기의 장식적인 굴뚝과 관상용 수석들을 배열해 정원을 만들었다. 아미산 정원은 뒷산인 북악의 정기를 침전까지 이어주며, 왕비의 후원답게 은밀하면서도 기품있게 꾸며졌다.

 

 

아미산은 경회루의 연못을 파낼때 나온 흙을 쌓아 조성한 작은 산을 칭한다. 산이라기 보다는 낮은 언덕쯤으로 보이는데,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롭기로 소문난 산의 이름을 빌어 '아미산'이라 하였다.

 

 

아미산 굴뚝 (보물 제811호)
계단식 정원 가운데 단에는 교태전 온돌에서 나오는 연기가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육각형 굴뚝 4기를 나란히 세웠다.
연한 주황색 전벽돌을 쌓은 몸체 위에 서까래가 달린 기와지붕을 얹고 그 위에 4개씩 작은 굴뚝을 모았다.

 

 

아미산 굴뚝
보물 제811호인 아미산 굴뚝은 온돌방과 이어지는 단순한 굴뚝의 역할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산에 동식물등 자연스러운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굴뚝의 문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굴뚝 문양
제일 윗부분은 가로로 긴 직사각형 회벽안에 당초문을 넣었고, 그 아래에는 귀면, 봉황 등이 부조된 네모난 벽돌을 끼워 넣었다.

 

 

굴뚝의 사군자와 십장생 문양
육각기둥 각 면에는 세로 직사각형 안에 사군자와 십장생 문양이 조각되어 있고, 빈 공간에는 회를 발라 마치 화선지에 그려진 사군자 마냥 기품이 넘친다. 봉황은 왕비를, 박쥐는 부귀를, 매화와 국화는 군자의 심성을, 학, 사슴, 불로초, 소나무, 대나무, 돌 등 십장생은 장수를 뜻한다. 대나무 아래에는 불로초를 넣었고, 군자의 심성을 상징하는 매화에는 새가 찾아들었다.

 

 

굴뚝의 동물 문양
제일 아랫부분에는 벽사상을 부조한 사각형의 벽돌을 끼웠다.

 

 

이렇게 굴뚝 몸체의 무늬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악귀를 쫓는 한편, 왕비의 기품과 부귀, 장수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있음을 알수 있다.

 

 

석련지와 돌함지
연꽃 받침의 연지 두 개를 가장 아랫단에 놓았다. 이 안에 물을 담아놓고 교태전 지붕위로 달이 떠올라 연지 안에 비치는 모습을 기다리는 마음을 누가 알 수 있을까...
이 연지 가장자리에는 물에 잠길 듯 말듯한 두꺼비 네 마리를 조각해 놓았다고 하는데, 윗면이 아크릴판으로 덮혀있어 볼 수는 없었다. 그 윗단에는 돌함지가 있다.

 

 

돌함지
굴뚝 아랫단에는 돌로 만든 함지와 화분 등이 놓여 있다. 노을이 비친 연못을 의미하는 낙하담과 달이 잠긴 호수를 의미하는 함월지가 있다.

 

 

괴석 화분과 소나무
괴석이 담긴 화분이 제일 아랫단에 놓여있고 소나무 옆에는 연꽃 받침의 연지가 있다.
시대가 변해서 이제는 오지 않을 왕비를 기다리기라도 하는듯 키 큰 소나무 2그루가 밖으로 크게 휘어져 있다.

 

 

화계
네단으로 조성된 꽃계단은 다양한 꽃과 나무로 화원을 만들었다. 모란과 진달래, 옥매, 해당화 등이 제일 아랫단에 자리잡고 그 위로는 산수유와 앵두나무, 회화나무, 측백나무등이 서로잘 어우러져 있다.
봄이 오면 꽃으로 화사하게 바뀔텐데 그저 아쉬움만 남는다.

 

 

연휘문에서 본 아미산 정원
계단식 정원은 산을 의미하고, 돌함지는 호수를, 굴뚝의 무늬는 동식물들의 생태계를 상징하여 산과 호수, 동식물들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을 조성하였다.
봄이 오고 수목이 푸르게 우거지면 나비와 벌이 없는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질 중전의 후원을 눈에 그려본다.

 

 

교태전을 나와서
연휘문을 통해 밖으로 나오면 멋스러운 교태전의 담장과 전각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다음은 대비의 거처인 자경전으로 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