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1
(블랙야크 100대 명산 플러스)
증산초교
출발시간 08:16
연일 폭염으로 뜨거운 한여름 날, 조금은 시원한 강원도 정선으로 8월 첫 산행을 나섰다.
민둥산은 해발 1,119m의 산으로 이번이 세번째인데 그동안은 가을 억새를 보기 위한 등산이었다면 오늘은 미니 백록담이라 불리는 돌리네를 담아보기 위한 산행이다.
* 증산초교 등산객주차장 주차 무료
민둥산 등산코스
최단거리로 다녀올 수 있는 발구덕에서의 출발은 통제가 되기때문에 1코스 증산초교에서 시작하는게 가장 일반적이다.
등산시에는 완경사로 정상까지 오른 뒤 돌리네 둘레길을 한바퀴 돌아보고 하산시에는 급경사로 내려올 계획이다.
증산초교 - 갈림길 - 완경사 - 정상 - 돌리네 - 돌리네둘레길 - 정상 - 급경사 - 증산초교
* 1코스 : 증산초교 - 정상 (급경사 2.4km/1시간30분, 완경사 3.2km/1시간40분 소요)
* 2코스 : 능전마을 - 발구덕 - 정상 (3.3km/1시간20분 소요)
* 돌리네 둘레길 : 1.6km
산행정보
* 소요시간 : 4시간11분 (촬영, 휴식시간 포함)
* 거리 : 7.79km (돌리네 한바퀴 거리 포함)
증산초교 주차장에서 길을 건너 바로 시작되는 민둥산 등산로 1코스,
민둥산하면 억새로 유명한 곳이지만 제주를 떠올리게 하는 돌리네 풍경이 핫한 촬영명소로 부각되면서 한여름에도 인기있는 산행지가 되었다.
민둥산 토마토 무인상점을 지나면서 등산로로 접어든다.
공기가 최근에 느껴본중 가장 시원한 오늘, 매미가 어찌나 요란하게 울어대던지 귀가 따가울 정도의 소음이지만 한여름이니 한동안은 계속 들으며 가야한다.
공기가 시원한거 하고는 별개로 땀은 시작부터 폭발이라도 한듯 쏟아진다.
천천히 쉬어가며 여유있게 올라가 보자.
완경사, 급경사 갈림길
도착시간 08:31
1코스는 완경사와 급경사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갈 수 있다.
급경사보다 완경사가 600m 정도 더 긴 코스지만 센척 하지말고 이번에는 완경사로 올라가 본다.
왼쪽은 완경사 길, 오른쪽은 급경사 길
해발 1,119m까지 완만한 경사로 끌어 올려야 하니 완경사라고 해서 가파른 길이 없을리는 없다.
그래도 완경사 길은 둘레길처럼 숨을 돌리며 그늘진 시원한 숲길을 걸을 수 있다.
갈림길에서 30분 정도 진행한 지점, 잠시 햇빛이 드는 야생화가 만발한 곳이다.
개미취, 엉겅퀴, 원추리... 꽃만 봐도 이름을 알것 같긴 하지만 헷갈리니 사진으로만 담아 두고,
가까운 곳에 있는 함백산 만큼이나 민둥산도 야생화 천국이었다.
길가에서 한들거리며 나를 툭툭 건드리기도 하고,
빛이 내리쬐는 오르막길을 잠시 걸었을뿐인데 나타난 쉼터가 어찌나 반갑던지, 배낭도 내려놓고 물 한모금 축인다.
정상 부근 억새밭에는 나무 그늘이 없어 땡볕을 걸어야 하는데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숨이 턱 막힌다.
이후에는 10분간 그늘진 오솔길을 걸을 수 있다.
대신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며 땀 좀 흘려야 하는 구간이 나온다는 사실~
출발한지 2.2km 지점에서 임도를 만났다.
여기서 민둥산 정상까지 1.02km, 40분으로 안내되어 있다. 화장실은 임도를 따라 50m정도만 가면 있다는 팻말도 있고,
다시 숲으로 들어서자 아름다운 낙엽송 숲이 눈마저 정화시켜 준다.
야자매트가 깔린 숲길은 풍경은 좋은데 꾸준히 오르는 경사길이라 숨이 차오르는 구간이다.
돌돌 말린 꿀주머니가 귀여운 물봉선, 이곳 일대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물봉선이 숲을 가득 메웠다.
아직 물을 머금고 있는 층층잔대,
가파른 오르막길은 이렇게 계속 이어지며 완경사 구간중에 가장 힘든 곳이었던것 같다.
다시 한번 임도와 만나면서 전망이 탁 트여 숨통이 트이는듯 하지만 이제부터는 뜨거운 햇빛과도 싸워야 한다.
민둥산 능선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꽤나 길고 가파르다.
급경사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 9시53분이 되었다.
억새풀이 가득한 민둥산, 가을이면 은빛 억새가 반짝이며 장관을 연출하는 길이다.
그 아래에는 작은 야생화들이 한여름을 뜨겁게 수놓고 있다.
민둥산 정상
도착시간 10:03
해발 1,119m의 민둥산은 산 위에 나무가 자라지 않아서 민둥산이라 부른다.
출발한지 1시간50분 만에 도착했다.
민둥산 억새밭은 과거 산불에 의해 나무가 모두 타버리고 풀밭이 만들어진 후에 다시 여러 차례 산불이 일어나면서 억새풀이 산을 덮게 된 기간은 약 20년인데, 이 기간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느린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민둥산의 억새밭이 고도 1,000m가 넘는 산의 꼭대기 부근에 위치하여 기온은 낮고 바람이 센 석회암 지역이고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건조한 기후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상석 뒤쪽 산아래로 민둥산의 하이라이트, 움푹 꺼져 있는 지형 돌리네가 조망된다.
돌리네는 빗물에 잘 녹는 석회암지대에서 만들어지는데 석회암이 표면에서 녹게 되면 주로 원모양을 만들면서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형태를 보이게 되고 이를 돌리네(Doline)라고 부른다.
구덩이 형태의 돌리네에 비가 내리면 보통 가운데에 있는 구멍으로 물이 지하로 빠져 나간다.
화산 분화구처럼 연못이 형성되어 있어 미니 백록담이라 불린다는데 제주의 오름을 닮은것도 같고,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풍경이다.
돌리네 (둘레길)
출발시간 10:16
돌리네를 중심으로 크게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이 능선을 따라 만들어져 있다.
이 길은 원래 삼내약수, 화암약수 방면 등산코스인데 오른쪽으로 가 왼쪽 능선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차피 돌리네를 자세히 보려면 내려가야 하니 이왕이면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여름 땡볕이라 권할만 하지는 않고 각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돌리네까지 내려가는 길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계속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이고 나중에는 어디로 오든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거다.
중간부분에서 담아본 모습, 구름 그림자가 돌리네에 드리우고,
발구덕 코스로 등산시 여기 이정표 있는 곳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정상보다 먼저 돌리네를 만나게 된다.
내리막길을 다 내려와 파노라마로 넓게 펼쳐본다.
돌아보니 이곳으로 다시 올라가는 것도 쉽지는 않을것 같다.
돌리네 보기가 이렇게나 힘들다는~
올라올때 물봉선이 가득한 길에서 나를 앞질러 갔던 분들인데 이미 돌리네를 보고 다시 돌아가는 중이었다.
이곳에 서서 인증샷을 많이들 찍는것 같았다.
조금 더 가까이 가보자,,
연못 주변으로 한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누군가 띄운 드론 한대가 앵앵거리는 벌들의 소리처럼 들린다.
산은 그대로 거울같은 연못 속에 잠겼다.
다시 둘레길로 나와 파노라마 한컷,
이제 저 뒷쪽 능선으로 정상까지 돌아갈 예정이다.
걷던 방향으로 계속 걸어보자. 저 앞 오르막길을 오르느니 다시 온길로 되돌아 가겠다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오르막길 중간 부분에 그늘진 쉼터가 있으니 햇빛을 피할 수 없는 민둥산에서 그야말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다.
배낭을 내려놓고 방울토마토로 수분 섭취를 하며, 오랜만에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앞선 두번의 산행에서는 있는줄도 몰랐었다.
이해할 수 없겠지만 억새 만발한 가을날 아래부터 정체되며 사람들 가득한 정상까지 겨우 올라갔다가 재빨리 내려가야 했던걸 생각해보면 이해못할 이유도 없다.
20분이나 쉬었더니 몸도 적당히 식었고, 반대쪽 능선에서 보는 돌리네는 어떨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미리 힌트를 주자면 방금전 쉼터가 돌리네를 볼수 있는 마지막 장소였다.
일단 이쪽 방향에서는 돌리네 연못보다는 야생화들이 먼저 시선을 가린다.
화암약수와 삼내약수로 가는 등산로와 다시 민둥산 정상으로 돌아가는 등산로 갈림길
이곳에서도 움푹 패인 돌리네 지형만 보일뿐 연못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봐도 왼쪽의 가파른 오르막길 보다는 오른쪽 완만한 능선길이 더 나아 보인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적당히 그늘도 만들어져 걷기에는 괜찮은 길이다.
돌리네가 안보일뿐 마치 목장길을 걷는 것처럼 풍경이 너무 좋다.
많은 야생화들도 만날 수 있고, 그렇게 하나 하나 참견하며 걷는 야생화 탐방로인 셈이다.
잠시 가파른 오르막길 쯤은 가뿐하게 올라가 주고,
높은 능선에 올라왔음에도 억새밭때문에 돌리네는 보이지 않고, 쑥부쟁이만 살랑거린다.
참 웃기는게 저 앞에 전망대처럼 보이는 곳까지 가면 돌리네가 보이겠지,, 끝까지 희망고문을 한다는 거다.
걸어온 길을 돌아본 풍경, 은빛 억새가 만발한 가을이면 이 풍경 또한 장관일테지~
정상까지 마지막 오르막길 구간, 저 위 소나무까지 가서야 돌리네가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정상 부근이다.
다시 봐도 아름다운 돌리네, 억새 만발한 가을날에도, 하얗게 눈내린 겨울에도 돌리네의 다양한 계절이 보고 싶어졌다.
11시15분, 다시 민둥산 정상으로 돌아왔다. 한바퀴 돌며 휴식시간 포함해서 1시간이 소요됐다.
정상 전망대에 세워져 있는 우체통과 하트 포토존
하트 포토존 뒤에서 바라본 돌리네,
돌리네의 아름다운 풍경에 쉽게 발길이 돌아서지지 않지만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11시17분, 시간은 한낮으로 흐르면서 많이 뜨거워졌다. 이제 하산 시작~
그래도 1,000m가 넘는 고산이라 그런지 바람은 여전히 시원하고, 공기에서 후텁지근함은 느낄수가 없다.
내려갈 때는 빠른길을 선택해 급경사로 간다.
여기서부터 증산초교까지 2.1km로 안내되어 있다.
돌아본 정상이 어느새 저만치 아득해 보인다.
내려가는 길은 임도를 지나기 전까지는 급경사 구간이 아니어서 빠르게 속도를 내볼 수 있다.
임도를 지나 급경사 구간으로 내려가는 중,
쉼터 하나를 지나고 이정표 없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직진길은 거북이쉼터나 발구덕으로 가는 방향인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출발한지 20분이 된 지점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 다시 임도길과 만나게 되고,
예전 이곳에 거북이 쉼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현재는 아무것도 없다.
저 소나무 숲에서 내려왔고, 오른쪽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5분을 걸으면 거북이쉼터가 있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시원한 커피 한잔 마시고 내려가려 했는데 평지길 5분이면 거리도 상당할테고,,
마지막 남은 생수로 갈증을 대신하고, 증산초교로 계속 내려간다.
급경사지만 내리막길이라 사진상으로는 그리 험해 보이지 않는 착시효과~
돌아보면 이렇게 가파르다는걸 알 수 있다.
내려오면서는 사진이 많이 생략되다 보니 출발한지 1시간만에 급경사, 완경사 갈림길에 다시 도착했다.
이 부근에서 올라오는 커플을 만났는데 아직 얼마나 가야돼냐며 묻는다.
뭐라 답해야 할까,, 이제 시작인데~ㅠ;;
나그네쉼터 안쪽에 천불사가 있고,
여전히 성업중인 토마토 무인상점을 지나면서 오늘 민둥산 등산을 무사히 마쳤다.
12시28분, 내려올때는 1시간10분이 소요됐다.
오늘도 좋은 산 하나 잘 걷고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
Photographed by BayZer™
'+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 산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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