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재활중입니다

2022. 8. 27. 19:23+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일상이야기

1월에 입원후 수술이 잘되어 3주만에 퇴원하려 하였으나 퇴원 바로 전날 다른 곳에 문제가 생겨 긴급으로 중환자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복막염과 폐혈증까지 겹쳐 바로 2차 수술을 마치고, 수술한 부분이 괴사되고 출혈이 있어 다시 1주일뒤 3차수술,
이쯤에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 상태라고 담당교수가 힘든 말씀을 꺼냅니다.
경과를 지켜보다가 다시 1주일뒤 4차수술
의식을 찾지못하고 호전 없이 다시 2주가 지나간뒤 살기위한 마지막 수술이라며 5차수술에 동의하고 새벽에 수술실에 들어갔습니다.

 

 

 

어느새 2월의 막바지가 되었고 한달만에 다섯번의 수술로 살아계심이 기적에 가까울 정도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료진의 위로도 들었습니다.
극심해지는 코로나때문에 중환자실은 면회도 한번 하지 못했습니다.

 

 

 

3월에 다행히 의식은 돌아왔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한채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는 어머니 모습을 화상으로 한번 확인했습니다.
4월에는 상태가 더 나빠져 돌아가시기전 마지막으로 가족들 면회를 허락해 주었고, 그렇게 어머니를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목이 메어 말도 나오지 않는데,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될것 같아 애써 힘내라는 말로 눈물을 삼켰습니다.
어머니도 저의 목소리에 손가락을 까딱까닥하며 신호를 보내주기도 하고, 눈을 깜빡여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4월이 지나고 5월에 기적같이 호전되어 격리병실로 옮긴다는 연락이 왔어요
목에 구멍을 뚫어 연결된 호스로 인공호흡을 하며 콧줄로 식사도 계속 투입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4개월만에 중환자실을 벗어났습니다.

 

 

 

격리병실에서는 간병인이 있어야 된다며 어머니 상태로 봐서는 가능하면 가족이 있는게 좋을거라는 의료진의 말에 열일 제쳐두고 제가 곁에 있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더이상의 치료가 의미없기때문에 2주정도 상태를 지켜보다가 재활이 가능한 요양병원으로 전원을 하자는 의료진.

 

 

 

그동안 인공호흡기를 떼고 폐로 숨 쉬는 연습도 하고, 근육이 굳지않게 운동도 시키고, 대화도 하루종일 해봅니다.
"나 언제 집에 갈수 있냐"
요양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어머니의 이 물음에 아무 대답도 못하고 다 빠져버린 머리만 쓰다듬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있으면 심적으로 안정도 찾을수 있어 치료에 도움이 된다더니 실제로 인공호흡기를 떼고 10분이상 숨 쉬는게 가능해졌고, 워커로 일어서는 연습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일어서기만 해도 숨이차서 다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하지만 할수있다는 어머니의 의지도 강해졌습니다.

 

 

 

격리병실로 옮긴지 어느새 2주를 지나 한달이 되어가는 상황,
어머니께서 완강하게 요양병원으로는 안가겠다며 그냥 집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인공호흡기를 떼고 숨을 쉴수 있어야하고, 석션할 필요없이 스스로 가래도 뱉을줄 알아야 하고, 일어서는 연습도 꾸준히 해야 퇴원할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의료진도 걱정스럽긴 하지만 오히려 그 편이 더 좋을수도 있다고 해서 드디어 6월 9일에 퇴원이 결정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올때는 이곳이 살던 집이었는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4개월간 중환자실에서 꾸었던 많은 꿈들을 현실과 헷갈려했고, 집에서의 재활과 간병은 또다른 삶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저역시도 마치 오랜 꿈을 꾼듯 22년 상반기가 지나가고 모든게 멈춰버렸지만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 8월도 이제 4일밖에 남지 않았네요,
모과나무 아래서 한참을 쳐다보며 아마도 지난 많은 일들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현재는 이렇게 휠체어를 타고는 있지만 짧은거리는 걸을수가 있습니다.
몸에는 평생동안 함께 달고 살아야하는 장치가 있지만 잘될거라는 응원에 힘입어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오랜만에 소식 전합니다.
매일매일 좋은날 되세요~^^

 

 

 

"나만 찍지말고 같이 한장 찍자~"
"이건 어때~~~"
"이게 뭐야~~ 사람을 찍어야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