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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천황봉 최단코스] 월출산국립공원 경포대지구 ~ 천황지구코스 일출산행

BayZer™ 2024. 5. 31. 22:12

2024.05.26
(블랙야크 100대 명산)

 

코스 : 경포대탐방지원센터 - 경포대삼거리 - 경포대능선삼거리 - 통천문 - 천황봉 - 광암터삼거리 - 바람폭포 - 구름다리 - 천황탐방지원센터
거리 : 등산시 천황봉까지 2.9km + 하산시 천황야영장까지 3.0km + 바람폭포에서 구름다리 왕복 600m (실제걸은거리 : 6.89km)
소요시간 : 총 6시간36분 (산행시간 4시간45분, 휴식,촬영시간 1시간51분)
난이도 : 보통

* 경포대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시 난이도 보통
* 천황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시 난이도 매우어려움
* 하산시 바람폭포에서 구름다리까지는 300m 거리지만 급경사의 계단길로 힘이 듬.
* 천황탐방지원센터에서 경포대탐방지원센터 주차장으로 복귀시 택시비 20,000원
* 주차무료, 입장료 없음.

 

 

 

두달 여만에 산행에 나선 오늘, 전남 영암의 월출산국립공원을 찾아왔다.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전날 밤 11시에 출발, 경포대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도 함께한 둘이가는 산악회 대장과 회원

 

천황봉과 구정봉에서 발원하여 흘러 내리는 골짜기에 금릉 경포대 계곡의 물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오지만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는다.

* 경포대란 이름은 강릉의 경포대와 가운데 한자 포(浦물가:포)가 布(베:포)를 써서 월출산에서 흐르는 물줄기의 모습이 무명베를 길게 늘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하여 경포대라 불렀다.

 

경포대삼거리

도착시간 04:22

 

낙뢰다발지역인 해발 319m에 위치한 경포대삼거리,
이곳에서 좌측 바람재삼거리로 진행할 수도 있고, 최단거리로 가려면 우측길 경포대능선삼거리로 진행하면 된다.

 

이후부터 등산로는 조금 더 거칠어지고, 천황봉이 이제 1.5km 남았다.

 

경포대삼거리에서 900m를 진행한 지점,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져 새벽인데도 너무 더워 겉옷은 벌써부터 배낭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약수터 쉼터

도착시간 04:50

 

해발 539m에 위치한 약수터에 도착, 음용불가 안내가 있고, 쉴수 있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약간의 전망이 트인다. 오늘 일출시간이 5시25분이니 해 뜨기까지 이제 35분 남았다.

 

가파른 오르막 길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땀으로 등이 흠뻑 젖어버린 대장, 가야할 길을 바라보며 내뱉은 말,
"난 틀렸어, 일출 보려면 먼저 올라가~~~"

 

경포대능선삼거리

도착시간 05:12

 

그리하여 먼저 올라와 도착한 경포대능선삼거리, 전망이 활짝 트이며 어슴프레한 빛 아래 천황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500m만 더 가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일행들도 금새 이 길에 접어 들었다. 정상에서 일출을 보든 못보든 함께 하는게 더 좋다는 생각에 여유를 가지고 잠시 기다리는 중,

 

월출산 이름 답게 보름이 조금 지난 밝은 달이 산 위에 아직 머물러 있고, 우뚝 솟은 사자봉 뒤로 여명이 밝아오는 중이다.

 

구름다리가 있는 사자봉과 금방이라도 해가 떠오를 듯한 하늘,

 

바람때문에 기온차가 심해 금새 쌀쌀함이 느껴진다. 겉에 입을 바람막이는 필수로 챙겨야 하는 이유다.

 

통천문삼거리

도착시간 05:22

 

천황봉이 300m 남은 통천문삼거리는 하산할때 분기점이 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일행들도 겉옷을 챙겨 입고, 다시 힘을 낸다.

 

암벽으로 둘러진 월출산의 산세는 누구라도 반할만하다.

 

일출시간이 임박했지만 정상까지의 300m 거리가 녹록지 않다.
아무래도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에는 늦은것 같다.

 

통천문

도착시간 05:26

 

통천문에 도착, 안내판이 있는 데크에서 오른쪽으로 암벽 곁을 따라 계단을 한구간 더 올라가야 통천문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늘 해돋이를 맞이했다.

 

전망이 트이는 통천문 바로 앞에서~

 

비록 정상에서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풍경으로 담아보는 일출의 순간은 언제나 가슴 벅찬 느낌을 준다.

 

나름 다양한 해돋이 컷을 연출해 보고,

 

밤새도록 달려 온 피로마저도 순식간에 삭제되고 마는 순간이다.
200m도 채 남지않은 정상을 두고 이곳에서 한동안 머무른 이유는 통천문을 통과하면 숲길로 내려가야 하기때문에 지금의 일출 순간을 못보게 되기 때문이다.

 

일출의 황홀한 순간이 지나고 바로 앞에 있는 통천문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월출산 최고봉을 지나 하늘로 통하는 높은 문이라는데서 이름이 비롯되었다. 이 굴을 지나야 천황봉에 오를수 있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이런 코스는 언제나 체력이 두배로 소진되는 느낌이다.

 

통천문을 지나 올라왔는데 해는 이렇게 통천문과 이어지는 암벽에 가려져 있고,

 

정상 바로 아래에까지 올라와야 비로소 아름다운 월출산의 일출을 만나게 된다.

 

이미 많이 떠오른 상태지만 아침을 산 위에서 시작한다는건 언제나 가슴 벅찬 일인것 같다.

 

월출산 천황봉

도착시간 05:42

 

해발 809m의 천황봉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걸쳐 있는 월출산의 주봉이다.

 

정상석에서 인증사진도 남기고,

 

월출산 정상의 풍경도 파노라마로 돌려본다.

 

월출산 천황봉과 구름다리

 

충분히 땀을 식혀줄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빛이 좋은 아침,

 

멀리 내려다보이는 영암고을과 사자봉 아래 월출산 구름다리도 선명하게 보인다. (사진상 좌측 저수지 앞쪽 암벽에~)

 

정상석을 다른 각도에서 담으면 실루엣 사진도 남길 수 있다.

 

빠질수 없는 점프샷, 대장의 만화같은 점프샷은 언제봐도 재미있다.

 

이른 아침이지만 몇몇 분들이 더 도착하면서 서로 찍어주고 하다보면 모두가 일행이 되는 느낌이다.
구정봉으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오른쪽에 보인다.

 

구정봉 방면도 담아보고,

 

정상은 사방으로 트여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월출산 제일의 촬영포인트는 사자봉으로 이어지는 바로 이 능선이 아닐까 싶다.

 

사자봉에서 급하게 깍아지른 암벽 아래 구름다리가 보이고, 저곳으로 하산할 예정이라 기대가 된다.

 

정상석 뒷쪽에는 월출산 소사지라는 비가 세워져 있다.

 

삼국사기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언급된 '나라와 백성의 평안을 빌며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월출산 소사지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지 40분이나 지났다.

 

가운데 보이는 통천문 암벽에서 우측은 사자봉과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좌측은 육형제바위와 바람폭포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물론 바람폭포에서도 구름다리로 갈 수 있다.

 

내려가기 전 마지막 컷은 대장이 찍어준 내 사진으로~

 

통천문을 지나 내려가는 데크 쉼터에서 아침을 먹기로, 찬물만 부으면 저절로 끓는다는 핫한 산행 아이템이다.

 

든든하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통천문삼거리에 도착, 이제 어디로 내려갈지 결정해야 한다.
나는 사자봉을 지나 구름다리로 내려가는 오른쪽 길을 원했지만 대장은 천황주차장까지 더 짧은 바람폭포 방향으로 내려가자고~

 

안내도에서 보듯 사자봉 방면은 난이도 매우어려움으로 표시되어 있고, 오르내림 때문에 힘들다는 후기들도 많았다는 대장의 변,
바람폭포 방면도 힘든 코스이긴 하지만 내려가는 길이고, 거리도 짧아 대장이 이쪽 코스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바람폭포에서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0.3km의 등산로가 있으니 구름다리만 경유할 수 있다면 어느 쪽이든 상관이 없어 7시17분 바람폭포로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이라 해도 그리 만만하게 볼 코스는 절대 아니었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점 하나, 저 구름다리로는 어떻게 길이 이어져 있을까였다.
구름다리를 바라보고 있는~

 

사자봉과 구름다리,

 

사자봉에서는 구름다리로 내려가는 길이 있을테지만 골짜기 건너편인 바람폭포에서는 구름다리까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암튼 계속해서 내려가는 중이다. 숲 사이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골짜기로 이어지는게 보인다.

 

이 암벽이 육형제바위인지, 이쪽 시선에서는 알아보기가 힘들다.

 

계단이라 등산로 자체는 힘들지 않지만 가파르게 고도를 낮추는 중이다.
무얼보고 있느냐하면~

 

어느새 고도가 비슷해진 구름다리,
저 구름다리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어떤식으로 길이 이어져 있는지 여전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암벽 사이로 계단이 있다는 둥, 암벽을 가로로 넘어가는 길이 어딘가에 있다는 둥, 암튼 어떤식으로든 험난함이 예상되는건 확실해 보인다.

 

조금더 내려오니 육형제바위 전망대가 보이고, 골짜기를 따라 아래로 계속 내려가야 할 모양이다.

 

육형제바위

도착시간 07:48

 

육형제바위 전망대에 도착, 통천문삼거리에서 30분이 소요됐다.

 

육형제바위는 장군봉 능선에 위치한 바위들로 여섯 명의 형제들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하여 육형제바위라 한다.
장군이 투구를 쓰고 서 있는것 같다 해서 장군바위로도 불린다.

 

무슨 컨셉인지 기념샷 한컷 담아두고,

 

등산시 매우 어려움인 이유를 알것 같은 험한 하산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살살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바람폭포까지 0.2km 남았다.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잠시 잊고 있었는데 구름다리는 어느새 우리의 위치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저기까지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다.
절벽에 붙어 있는 듯한 책바위도 어디에 있는지 잘 찾아보자^^

 

가파른 200m 거리는 고도를 훨씬 더 낮추고 있는 중이다. 구름다리 어쩔~~~

 

바람폭포

도착시간 08:18

 

바람폭포는 구름다리로부터 400m쯤 내려오면 만나는 곳으로, 폭포의 상부에서 솟아오른 석간수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으며 폭포의 높이가 15m나 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안내문,
실제 폭포는 가물어서인지 가는 물줄기 몇가닥만 졸졸졸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곳에 책바위 안내문도 있다.

 

조금더 내려와 바람폭포 삼거리에 도착,
이곳에서 구름다리로 0.3km의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가파른 계단을 본후 구름다리는 포기하고 그냥 내려가자는 대장을 설득해, 후딱 갔다가 돌아오자며 구름다리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내 뜻에 반강제로 계단길에 들어선 대장,
"이렇게 가니까 좋냐???"
썩은 표정으로 나를 째려 본다ㅋㅋㅋ

 

300m의 계단길은 생각보다 엄청 힘든 구간으로, 평소 계단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지옥같은 경험을 하게 해준다.

 

종아리와 허벅지가 터질것 같다면서 엄살도 피우지만 그래도 잘 올라간다.

 

이렇게 암벽사이로 계단이 놓여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던 코스였다.
구름다리는 여전히 하늘 저멀리에 놓여 있는것처럼 보인다.

 

힘들었는지 자포자기 한듯 중얼거림도 없어진 대장, 거친 숨소리는 암벽쪽에서 흘러나오는 낙석지역 멘트에 묻혀 버렸다.

 

월출산 구름다리

도착시간 08:49

 

구름다리 입구에 도착, 육각정 하나가 산객들을 맞이해 준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1978년에 시공되어 그동안 탐방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다리로, 폭이 좁고 시설이 노후되어 2006년에 재시공된 다리이다.
새로운 다리를 시공하면서 기존 다리 철거를 병행하기 위해 연 인원 1,200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좋냐?"
"이렇게 오니까 좋냐?!"
여전히 불만 가득한 말투에 모두가 빵 터지고 말았다.ㅋㅋ

 

그래도 인생샷 하나 남기기에는 진심인것 같다.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었는데 이미 천황봉 꼭대기는 안개구름에 휘감겨 있고,

 

다리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한폭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하다.

 

이제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천황주차장까지 육각정 뒷편으로 내려가는 2.0km 코스와, 올라왔던 계단을 다시 내려가는 1.9km 코스가 있다.

 

대장의 선택은 당연히 올라왔던 계단을 다시 내려가는~
한번 올라왔으니 아는 길이기도 하고, 거리가 더 짧기도 하고~

 

내려가면서 이곳으로 올라오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확실히 정상까지 가기에는 경포대지구에서 출발하는 편이 좋은것 같다.

 

바람폭포삼거리부터 내려가는 길은 의외로 수월한 편이었다.

 

등산로를 거의 다 빠져 나갈때쯤 윤선도 시비와 영암아리랑 노래비를 볼 수 있다.
왼쪽의 비가 바로 고산 윤선도 시비로 1659년 당쟁에 휘말려 보길도로 유배를 가던 길에 월출산을 보면서 읊조린 시라고 한다.

月出山 놉더니마는
믜온 거시 안개로다
天皇 제일봉을
일시에 가리와다
두어라 해 펴딘 휘면
안개 아니 거드랴

- 고산 윤선도
산중신곡(山中新曲) 중 조무요(朝霧謠)

이 시는 당시 조정을 빗대어 월출산을 왕으로, 안개를 간신으로 비유하며 비판을 하는 내용이다. 임금의 밝은 성덕으로 충성스럽지 못한 신하들이 조정에서 아침 안개처럼 사라지리라는 것이다.

 

천황사지구 탐방로입구

도착시간 09:51

 

탐방로 입구에서 무사 귀환 기념샷, 조금은 무심한듯 시크한 컨셉으로~

 

아이 러브 월출산 포토존,
가운데 앉아 '월'자를 가리니 아이 러브 출산이 되어 얼마나 웃었는지~~^^

 

천황야영장에서 천황탐방지원센터까지는 포장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중에 있는 월출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국립공원 스템프투어 여권을 받으려고 잠시 들렀다.

 

월출산 깃대종 남생이 앞에서~

 

100대 명산 하나 추가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중,

 

새벽에 주차해 둔 경포대탐방지원센터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곳 로터리에서 택시를 타면 된다. 택시는 항상 대기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리고 있어서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 천황탐방지원센터 ~ 경포대탐방지원센터 주차장까지 택시비 20,000원

 

산행정보
* 코스 : 경포대지구 - 천황봉 - 구름다리 - 천황지구
* 거리 : 6.87km (정상에서 왔다갔다, 구름다리까지 왕복거리 포함)
* 시간 : 총 6시간36분 (산행 4시간45분, 휴식.촬영.식사 1시간51분)
* 운해와 일출을 보기 위한 산행이라면 최단거리인 경포대 지구에서 출발하는게 좋다.
* 난이도 보통

 

오늘도 좋은 산 하나 잘 걷고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