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 베틀릿지의 비경과 두타 협곡 마천루
2024.10.11
(사진 많음 주의!!)
이번 산행은 두타산의 비경으로 꼽히는 베틀바위와 협곡의 마천루를 보기 위해 삼화동 무릉계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 주소 : 강원도 동해시 삼화로 584
* 주차요금소에서 2,000원 결제
베틀바위 산성길 노선도
관리사무소 - 삼공암 - 베틀바위전망대 - 미륵바위 - 12산성폭포 - 수도골 석간수 - 두타산협곡 마천루 - 쌍폭포 - 용추폭포 - 얼레지쉼터 - 삼화사 - 관리사무소
* 거리 : 총 7.3km
* 소요시간 : 4시간 ~ 5시간
* 베틀바위 전망대까지 편도 1시간 소요됨
산행정보
* 실제 걸은거리 : 9.23km
* 실제 소요시간 : 5시간 34분 (산행 4시간42분, 휴식, 촬영시간 포함)
* 베틀바위까지 경사가 심한 오르막 길이 많음
무릉계곡 관리사무소
도착시간 08:51
무릉계곡 입장은 유료로 2024년 7월12일부터 입장료가 인상되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결제후 무릉계곡을 빨갛게 물들인 단풍 엽서 한장을 챙겨 넣었다.
* 어른 : 4,000원 (단체 3,000원)
* 청소년, 65세이상 : 1,500원 (단체 1,000원)
* 어린이 : 700원 (단체 500원)
게이트를 지나 신선교를 건너면서 바로 무릉계곡을 만나게 된다.
신선교를 지나면 좌측으로 베틀바위 산성길이 안내되어 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입구를 만나게 될줄은~
산성길이라 해서 둘레길 수준으로 생각하면 힘든 산행이 될 수도 있다.
베틀바위까지 1.5km, 1시간이면 갈 수 있다니 천천히 올라가 보자.
참나무를 잘라 모아 숯가마에서 숯을 구어 내다 팔았다는 숯가마터를 지나고,
편치않은 길은 거친 숨을 토해내게도 하고, 긴장감도 주지만 산세가 험한 두타산을 감안한다면 이정도는 봐줄만한 산행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전망대는 없지만 숲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산세는 거칠게만 보이고,
어느새 베틀바위까지 0.8km 남았다는 이정표, 여기까지 매표소에서 30분이 걸렸다.
코스가 공개되면서 인기있는 산행지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베틀바위 인증을 위해 찾는 곳이 되었다.
길이 새롭게 정비되었다 해도 오르막 길인건 마찬가지, 어느 코스든 쉽게 오를 수 없는 두타산은 절대 만만치가 않다.
삼공암
도착시간 09:32
좌측으로 올라가면 숲에 가로 막혔던 시야가 훤히 트이는 지점, 삼공암이다.
이정표가 없다보니 많은 산객들이 직진으로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실제 나와 근거리에서 올라가던 분들도 모두 그냥 지나갔다.
바위 위로 올라오니 제법 넓은 암반이 펼쳐진다.
암벽을 타고 내렸을 폭포의 물자국이 남아 있어 비가 온 뒤에는 장관이었을것 같다.
이어지는 산자락 끝에 무릉계곡 주차장이 조망되고 동해 방향으로 낮은 산군들이 이어진다.
그늘 아래 쑥부쟁이가 청초한 모습이다.
시원한 바람도 쐬었으니 계속 걸어보자. 두타산의 허리를 돌아가는 길은 때론 아찔한 모습이다.
아래로는 깊은 골짜기에 무릉계곡이 구불구불 흘러가고 맞은편엔 청옥산이 그 위로 우뚝 솟아 있다.
잠시 내려가는 시점, 금강송 너머로 우뚝 솟아 오른 베틀바위가 첫선을 보인다.
등산로가 협소해 위험할 수 있으니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따로 안내하고 있는 듯~
이제부터는 베틀바위 아래를 지나가게 된다.
좌측으로 올려다 본 바위 군들은 거대한 벽을 마주한 느낌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에 진행이 어려울 정도다.
셔터 누르기 바쁜 와중에 많은 분들이 나를 앞질러 가고, 산에 가면 늘상 있는 일이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는 끝이 어디인지 알지도 못할만큼 웅장함으로 압도한다.
암벽 구경하는 맛에 오르막 길인것도 잊었었나 힘든줄 모르고 올라 왔다.
앞질러 가신 분들도 다시 만나고, 목적지가 같다면 산행 내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걷는 셈이다.
가파르고 긴 계단을 오르는 베틀바위의 마지막 구간,
여기만 올라가면~~~
베틀바위 전망대
도착시간 10:05
1시간으로 안내되어 있는 베틀바위까지 매표소에서 1시간 14분이 걸려 도착했다.
넓은 데크로 꾸며진 전망대는 이곳과 앞쪽 아래에 하나가 더 있는데, 아래쪽에서 봐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해발 550m에 위치한 베틀바위는 삼베를 짜는 베틀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처음엔 아래쪽에 진짜 전망대가 있는줄 모르고 여기서 어떻게 인터넷에 나와 있는 완전한 베틀바위 사진을 찍었을까 의문이 들었었다.ㅋㅋ
아래쪽 전망대로 내려오니 이런 비경이 따로 없다.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베틀릿지 비경, 천하비경 장가계, 소금강이라 불린다는 베틀바위
뾰족한 바위 기둥은 하늘을 향해 기염을 토해내는듯 하고~
바위 틈새로 자라난 소나무들의 푸르름은 하얀 바위의 절경과 함께 산수의 진미를 보여주고 있다.
가까워 한프레임에 담기지 않을만큼 거대한 바위군은 설악의 공룡능선처럼도 보인다.
상어 이빨처럼 날카롭게 날을 세운 모습은 신비하고 오밀조밀하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려는 자를 계속 돌아보게 한다.
전망대 내에 있는 바위군들
이제 다음 지점인 미륵바위로 가보자. 아마도 저 위까지 가야할 모양이다.
여기서 0.2km라 쉽게 갈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한다. 두타산이니까~
한굽이 돌아 올라가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지만 험하기 짝이 없다.
돌계단이 끝나자 자비 없이 길고 가파른 데크계단이 이어진다.
평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200m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계단길에 지쳤는지 삼거리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삼거리 사진이 없는데, 미륵바위를 보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협곡 마천루로 가면 된다.
미륵바위
도착시간 10:33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 그렇지 실제 출발후 8분만에 도착했다. 삼거리에서도 몇 걸음만 가면 미륵불을 만날 수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미륵불, 선비, 부엉이의 모습을 닮았다고 하는데 내겐 미륵불의 모습이 너무 강하기만 하다.
삼거리로 돌아와 잠시 돌계단을 올라가니 한쪽으로 한적하게 쉴 수 있는 넓직한 바위가 있어 이곳에서 오늘 첫 휴식시간을 갖는다.
전방으로 보이는 풍경이 압도적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청옥산의 저 폭포는 계속 봐도 경이롭기만 하고, 바로 앞에는 미륵바위의 머리가 솟아 있다.
그늘속에서 10분을 쉬었더니 몸이 금새 식어 한기까지 느껴진다. 이제부터는 속도를 올려볼 수 있는 걷기 좋은 숲길이 이어진다.
길 가장자리에 피어난 야생화들은 한컷씩 담으며 지나가고,
제법 가을 분위기도 나는 한적한 숲길은 이전의 거칠었던 숨소리조차 잊게 만든다.
협곡 마천루가 1.8km 남은 지점, 여기서부터는 계속 내려가는 길이다.
내려가면 다시 올라가야 하지만 일단은 신나게 내려가며 늘어난 산행시간도 줄여볼 수 있다.
길은 온통 흙길에 잔돌들이 많아 잘못하면 발을 접질릴 수 있고,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두번째 숯가마터를 지나고~
15분 정도를 계속 내려와 도착한 12산성폭포,
좌측 수도골 방향으로 진행하면 되고, 두타산성에 내려갔다 왔으면 좋았을 것을 생략하고 말았다.
12산성폭포
도착시간 11:18
이정표에는 안내되어 있지 않지만 이곳은 12산성폭포의 상부에 해당한다.
끝을 알수없는 저 윗쪽에서부터 물은 폭포를 형성하며 흘러내려 이곳에서 아름다운 소를 만들었고,
보이는 이모습이 폭포의 전부가 아니란건 누구나 알 수 있다.
돌아보면 비스듬한 암반 위로 물이 흘러내려 천길 낭떠러지 벼랑으로 떨어지고 있다.
안전장치라고는 아래쪽 출입금지를 알리는 줄 하나가 가로로 쳐져있을뿐 커다란 바위하나가 전부이다.
코스는 이곳을 횡단하기때문에 장마철이나 물이 많은 날에는 미끄러지면 끔찍한 상황이 발생하게 될 터,
그때는 조금전 이정표의 두타산성 방향 비상대피로를 이용해 내려가야 한다.
12산성폭포를 건너 조금만 올라가면 상부의 폭포를 자세히 볼 수 있다.
다시 숲길로 코스가 이어지고, 오르내림이 반복되다보니 피로감도 늘어난다.
거리 표시는 없지만 등산로가 맞다. 이끼가 잔뜩 핀 원시림으로 수도골이 이어진다.
누군가 쌓아놓은 특이한 돌탑,
숲 사이로 건너편 두타산성의 모습이 보인다.
단풍잎이 별처럼 빛나고,
큰 바위를 떠받치기라도 하듯 이렇게 나무를 세워놓은 모습도 어느 산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재미난 풍경이다.
먼저 앞섰던 두 분이 오른쪽에 들렸다 가라고 귀뜸을 해주셨다.
잠시 코스를 벗어나면 비경이 펼쳐지는 조망터가 나온다.
바로 12산성폭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당이었다.
수직으로 세워진 바위들 사이로 물줄기는 하얗게 부서지며 하염없이 낙하한다.
폭포 위 어디쯤으로 건너왔을텐데 어디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조망터에서 몇분간 편치않은 등로를 걷다보면 앞에 우뚝 선 석간수 바위가 빼꼼 얼굴을 내민다.
너덜길은 습한 물기로 젖어있고 그래서인지 주변에는 이끼도 많은 원시림,
수도골 석간수
도착시간 11:57
거대한 암벽 안에서 물이 흘러 나오는 석간수, 수질 부적합으로 마시지는 못한다.
동굴처럼 깊이 패인 모습
이 바위를 지나면 비상대피로가 안내되어 있다. 이제 협곡 마천루까지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지점이다.
두타 협곡을 만나러 가는 길은 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간간히 보이기 시작하며 서서히 드러나는 마천루의 모습은 경이롭기만 하다.
암벽 곁으로 지나가는 길에 올려다 본~
아래에서 바라보는 암벽은 숨이 막힐듯 산객들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두타산 협곡 마천루
도착시간 12:14
거대 암벽 중간에 자리잡은 마천루 전망대에 도착,
암릉과 기암절경이 빌딩 숲처럼 펼쳐져 마천루로 불리는 이곳은 해발 470m로 두타 협곡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가운데 용추폭포를 호위하듯 조각난 암벽들은 그저 경이롭기만 하다.
가깝게 당겨본 용추폭포는 거센 물줄기를 쏟아내고,
벼랑에 매달린 이곳에서 보는 마천루는 베틀바위 산성길의 화룡점정을 찍는 코스였다.
단풍이 물들었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이것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풍경이다.
금방이라도 뚝 하고 한조각 떨어져 나갈 듯 위태로우면서도 멋스러운 산세를 보여준다.
이곳 마천루는 금강산바위 위로 아슬아슬하게 잔도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무릉계곡에서 올라오려면 꽤나 숨이 찰 것같아 보인다.
오르내림이 있는 데크길은 무릉계의 비경들을 구석구석까지 볼 수 있게 해준다.
올라가는 길에 돌아보면 심술궂게 생긴 고릴라바위가 보인다.
건너편 마천루와 마찬가지로 좌측으로도 바위 빌딩들이 연이어 높은 위용을 자랑한다.
너무 가깝다보니 한프레임에 담기지 않아 위, 아래 두장을 찍어 이어 붙였다.
고릴라가 내려다보는 마천루의 풍경
마지막 내려가는 길에 다시 한번 돌아보고,
아쉬움에 파노라마로 한컷, 그제야 전체 모습이 한눈에 담긴다.
내려가는 길은 400m 거리를 데크와 돌계단, 마지막에는 철계단으로 고도를 순식간에 낮추고 있다.
무릉계곡을 따라 내려가기 전, 용추폭포와 쌍폭포를 만나기 위해 선녀탕 다리를 건너갔다가 폭포를 본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된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선녀탕, 우렁찬 폭포소리를 몰고 떨어진 맑은 물은 깊고 잔잔하게 이곳으로 모여든다.
쌍폭포와 용추폭포
도착시간 12:49
선녀탕 윗쪽에서 두개의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는 쌍폭포,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좌측 폭포를 이렇게 정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용추폭포는 쌍폭포에서 3~4분 정도 오르막길을 올라와야 볼 수 있다.
청옥산에서 발원한 물이 흘러 내리며 3단의 단애에서 세개의 폭포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선 하나의 폭포만 볼 수 있다.
바위 전면에 별유천지 글귀는 선경과 같은 무릉계의 뛰어난 경치를 표현하고 있다는데 보이는 바위의 이 글씨는 아닌것 같다.
폭포 오른쪽 하단에 정조 21년(1797년) 12월에 용의 덕을 바라면서 삼척부사 유한준의 글씨라고 알려진 '용추'가 석각되어 있는게 보인다.
이제 무릉계곡을 따라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이 트레킹 길은 단풍 명소로 이름난 곳이지만 1주일 전 사진이라... 아마도 이번 주면 단풍이 곱게 물들것 같다.
내려가는 길에 병풍바위도 만나보고,
무릉계곡 얼레지 꽃 서식지인 얼레지쉼터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무릉계곡은 산행뿐만 아니라 가볍게 산책으로 올라오시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맑은 물소리는 산행의 피로를 풀어주고, 복잡한 마음도 씻어낼 수 있는 곳이다.
자세한 무릉계곡 트레킹은 아래 링크 이용
https://wonhaeng.tistory.com/55
옥류동을 지나고
상류의 동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곳을 지나는데 이 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하여 학소대라 불린다.
삼화사에 도착하니 국가무형유산인 삼화사수륙재 공개행사 준비때문에 사찰 앞마당이 어수선하다.
* 삼화사수륙재 공개행사 : 2024.10.18 ~ 10.20 (3일간)
다리를 건너 삼화사 일주문을 지나면 무릉반석이 반겨준다.
무릉반석
도착시간 14:11
이곳을 찾은 명필가와 묵객 등이 여러 종류의 글씨를 반석 위에 음각하여 놓았다.
석장 또는 석장암으로 지칭하기도 하였던 무릉반석은 넓은 반석이 펼쳐져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무릉반석 앞에 있는 금란정,
1947년 북평동 단봉 석경 등에 건립된 금란정을 1958년 무릉계곡으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아침에 올라갔던 베틀바위 입구, 5시간 20분만에 다시 돌아왔다.
매표소 앞 반달이 컷으로 오늘 베틀바위 산성길 산행을 무사히 완성했다.
오늘도 좋은 산 하나 잘 걷고 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안산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Photographed by BayZ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