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일상이야기

[일상이야기] 매일매일이 여행이고, 소풍이다

BayZer™ 2024. 6. 29. 01:51

2024.06.23

 

 

나의 일상은 엄마의 아침 운동과 함께 시작된다.

그날 그날 걷는 코스가 달라져 나름 이름을 붙였는데, 이 날은 2코스를 걷고 있는중,

 

 

걸어가는(?) 뛰어가는(?) 비둘기 따라 잡기ㅋㅋ

 

 

운동하는 공원에는 요즘 개망초 뿐이라 나름 이쁘다며 한컷 담고~

 

 

앉아 쉬는 시간 포함해서 매번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걷기 운동을 한다.

 

 

물론 나도 휠체어 밀며 옆에서 같이 따라 걸어야 하고, 쉴때 휠체어에 앉으라 하면,
여기가 더 편해~~!

 

 

"오늘은 다른데서 걸어볼까???"
"풍차 보러 가자~!!!"
매번 걷는 길만 걷다보니 걷는 재미를 위해 오늘은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왔다.

 

 

소래습지는 나에게는 애증의 장소이고 버리지도 못하는 B컷이 넘쳐나는 곳이다.

 

 

오래 전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소금창고에 반해 자주 찾던 곳,

 

 

생태공원으로 개발 된다며서 소금창고를 불태워버린 안타까움도 목격 했고,
습지 산책로는 무너지고 부서져 관리상태가 엉망이던 때부터 사진 찍으러 다니던 곳이다.

 

 

그래도 옛스러운 감성에 자주 갔었는데~

 

 

처음 풍차가 생기던 날, 당시만 해도 이국적인 볼거리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점차 이곳은 일출 촬영명소로 유명해졌다.
구름이 좋은 날 일출을 보는건 기분좋은 일이고, 운이 좋으면 낮은 안개가 깔리는 아침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매번 멋진 그림을 담을 수는 없는 일, 가까워 찾아가긴 하지만 그만큼 안쓰는 이런 사진들이 넘쳐나고,,,

 

 

저녁에 찾아가기도 하지만 B컷들만 한가득,,

 

 

철새들이 찾아오면 이런 사진도 담을 수는 있었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그때는 안쓰던 사진들이 나름 감성 있어 보이기도 하네~

 

 

열번가면 한두번의 사진만 쓰고 80%의 사진은 거의 쓰지 않게 되는 애증의 장소인데, 오늘 처음 온 엄마는 이곳이 너무 좋은가보다.

 

 

구름이 잔뜩 끼어 시원해서 걷기에도 좋은 날, 왜 진작에 한번 함께 와보지 않았을까...

 

 

볼거 없는 풍경이라 생각했는데 엄마는 소소한 것까지 할말이 많다.

 

 

엄마가 말한 풍차는 한번 간적이 있는 탄도항의 커다란 풍력발전기 풍차를 얘기한 거였는데, 이건 왜 이렇게 작냐고~
감성 와장창~!!! 난 아마도 엄마를 닮지 않은것 같다.ㅋㅋ

 

 

시크한 한마디 "그래도 이뿌네~"

 

 

너무 좋아하니 이곳에 대한 나의 생각이 변덕스럽게도 변하기 시작했다.

 

 

길이 좋다며 이런데는 다 가보자고 한다. 데크길 하나로 이렇게 행복한 모습이라니~~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 비둘기에게 한마디 한다.
"지금 나 무시하냐~~" ㅋㅋ

 

 

구름 좋은 날이라 사진도 잘 나오고~
특별한 여행이 아닌 이상 요즘 엄마사진은 거의 폰으로만 찍는다. 카메라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풍차에서 전망대까지 걸어 왔는데 꼭대기에는 무섭다고 올라가지는 않고, 계단에서 인증사진 한 컷ㅎㅎ

 

 

다시 풍차로 돌아가는 길 하이퍼랩스 영상

 

 

 

볼거 없다고 관심-1000% 였던 이곳이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장소이고, 걷고싶은 길이 된다는 사실.
오늘 하루로 소래습지에 대한 지금까지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오늘은 1코스에 만첩빈도리가 활짝 폈을꺼야~
2코스 담장에 장미도 활짝 폈을텐데 그리로 가보자!!

 

 

오늘은 상동호수공원으로 가까???
엄마에게는 매일 매일이 여행이고, 소풍이다.

 

 

요즘엔 아침이어도 날씨가 너무 더운데 공원에서 할머니가 부채 하나를 주셨다.
우리 엄니는 불굔데요~ 말 할뻔,, 감사히 잘쓰고 있지만 덕분에 내가 팔운동 제대로 하는중ㅋㅋ

 

 

엘리베이터 탑승
"올라갑니다", "15층", "5층"
"근데 옆에 있던 아가씨는 왜 이거 안탔데? 옆에꺼 탔어???"
내가 손가락으로 어깨를 꾹 누르니~
"뭐가 자꾸 찔러~~~"
"5층입니다"
5층에서 내리시는 그분을 돌아보다 눈이 마주쳤다. 나도 그분도 소리없는 웃음이 ㅋㅋㅋ

 

 

두살 축하하며
"엄마는 건강하기만 하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Photographed by BayZ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