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비로봉] 상원사에서 출발하여 적멸보궁, 비로봉까지의 산행기

2020. 11. 21. 19:55+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산행이야기

[ 블랙야크100대명산 - TMC 산행기 ]
Birobong Peak of Odaesan National Park
강원도 평창

Photographed by BayZer™

 

2020.11.14

 

오대산의 유래는 주봉인 비로봉(1,563m)과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하여 오대산이라 불린다.

 

 

 

 

마지막 가을날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몇년전에 선재길을 걸은적이 있었던 오대산으로 갔다.

선재길이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통제가 되어서 상원사에서 출발하는 비로봉 코스를 오르기로 정했다.

월정사 입구에서 주차료를 받는데, 차량 1대당 5,000원, 사람 1명당 5,000원,

두명이었기 때문에 총15,000원을 내고 입장했는데,,

너무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지만 뭐 이렇게 좋은 공기를 마실수 있으니 그걸로 위안을 해본다.

바로 상원사까지 9km를 차로 올라갈수 있다.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50분이 되었다,,
이곳은 주차장과 인접한 상원지원센터가 있는 곳으로 상원사로 향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이 사진은 하산후 찍은 사진,, TMC 멤버임.

 

 

 

 

상원사를 지나 우람한 전나무숲을 걷다보니 적멸보궁까지는 1.2km, 비로봉까지는 2.7km 남았다.
적멸보궁까지는 계단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처음엔 가파르기까지 하다.
가파른 구간을 오를때는 손전등을 켜야할만큼 어두워 사진을 못찍었는데 이 사진도 하산후에 찍은 사진임.

 

 

 

 

이제 날이 제법 환해졌다.

가파른 구간을 다 지나고 나면 이렇게 비교적 수월한 계단길이 적멸보궁까지 계속 이어진다.

 

 

 

 

중대사자암을 지나고 적멸보궁까지는 0.3km 남았다고 하는데 느낌으로는 훨씬 더 걸었던것 같다.
사실 어두울때 출발한 이유는 비로봉에서 일출을 보기위함 이었는데,,반도 못가서ㅎㅎ

 

 

 

 

드디어 적멸보궁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안내글만 읽고 내려오면서 들리기로 하고, 바로 비로봉 방향으로 향했다.

 

 

 

 

단풍은 이미 다 떨어지고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적멸보궁 갈림길을 지나면서 계단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이렇게 자연산 돌들이 계단을 이루고 있다.

비로봉까지는 계단천국 이었던 것이다.

 

 

 

 

뿌리가 통채로 뽑혀 쓰러진 나무가 많았다. 이 나무는 그물로 뿌리를 감싸 놓았다.

저질체력 덕분에 체감온도는 30도가 넘는것처럼 느껴졌고 걷옷을 벗어야 할정도로 더웠다.

 

 

 

 

비로봉까지 0.7km 남은 지점.
하늘이 보이는게 정상이 얼마남지 않은것 같은데 오르고 올라도 계단이 끝나지를 않는다.

종아리가 터질것만 같아 이곳에서 칼로리도 보충할겸 쉬어가기로 했다.

 

 

 

 

0.7km가 700m를 뜻하는게 아닌가보다며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끝나지 않는 계단을 체념이라도 한듯 바라보고 있는 우리 TMC 멤버,,

유독 푸른 하늘이 아직은 가을임을 말해준다.

 

 

 

 

저 뒤에 내려오시는 분,, 분명 우리를 앞질러 갔던 분이신데 벌써 내려오신다.
우리는 죄라도 지은듯 창피해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라는걸 어필하기 위해 급포즈를 취해본다. 표정은 더 밝게ㅋㅋ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또다른 시련이 닥쳐오고 있다.
날씨가 급변하더니 찬 겨울바람으로 변했고, 자욱한 안개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어떻게 날씨가 이렇게 갑자기 변할수가 있을까,

변화무쌍한 산의 날씨를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벗었던 걷옷을 다시 챙겨 입어야 할만큼 갑자기 체온이 떨어짐을 느낀다.

 

 

 

 

정상에 도착하니 산 아래가 안보일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우리 몸 옆으로 안개가 휙휙 지나가는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자 동영상을 찍고 있는 TMC멤버.
이미 올라왔다가 내려가신 분들은 이 풍경을 못봤을텐데,

우리는 이 풍경을 보려고 일부러 늦게 올라온 것이라고 서로 되도않는 변명을 해본다.

 

 

 

 

아무도 없어 비로봉 표지석을 독점하며 인증촬영을 하다가

너무 추워져서 일단 뭘 좀 먹기로 했다.

 

 

 

 

바람이 안부는 쪽으로 자리를 잡으려 했는데 정상이라 바람 피할곳이 없다.
서둘러 준비해온 전투식량에 물을 부으려는 찰나,,
"뜨거운물 사용, 전자렌지 5분" 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찬물을 부어도 안에 열을내는 뭐가 있어서 저절로 뜨거워져 따끈하게 뎁혀진다고 하는데...
완전 망한거다. 잘못 가져온거라 한다.

너무 추웠는데 어이가 없다보니 몸에서 열이 저절로 난다.ㅋㅋ 인증샷이 없어 아쉽~~

비상식량으로 남겨둔 자유OO 초쿄바로 허기를 달래고나니 하늘이 금새 맑아지며 해가 쨍하게 비추기 시작한다.

 

 

 

 

정말 산의 날씨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늘이 벗겨지고 구름이 멋지게 시시각각 변하자 비로봉 인증사진을 다시 한번 찍어본다.

 

 

 

 

불과 10분전의 날씨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을하늘 다웠다.

 

 

 

 

비로봉은 해발 1,563m로 오대산의 주봉이며 두로봉, 상왕봉, 호령봉, 동대산으로 이어진다.

아무도 없어 여유있게 한시간 정도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이제 다시 내려갈 시간이다.

 

 

 

 

막상 내려가려니 아쉬웠는지 한장 찍어 달랜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까마귀 한마리...
1m도 안되는 거리에 앉아 몇번의 셔터 소리에도 꿈쩍않더니 다시 힘차게 날아가려는 찰나,,,
이 까마귀, 어떤 징조일까,,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올라갈때 그냥 지나쳤던 적멸보궁에 내려오면서 들렀다.

여기에 오르는 계단도 만만치가 않은데 비로봉에 오르면서 계단에 질린터라 아래에서 보기만 하고 그냥 가려 했지만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안올것 같아 허벅지에 힘을주며 다시 올라갔다.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기 때문에 따로 불상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
이 글은 예전에 영월 법흥사에 갔을때도, 정선 정암사에 갔을때도 본 기억이 난다.

이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3곳을 가보게 된 것이다.

 

 

 

 

영월 법흥사 적멸보궁 (2010.08.22 촬영)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2013.01.20 촬영)

 

 

 

 

상원사에 도착하니 코로나 때문인지 인적이 없다.
상원사가 이렇게 고즈넉해 보이기는 처음인것 같다.

 

 

 

 

상원사에는 우리나라 국보 제36호인 상원사 동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최고의 종이라 그런지 유리벽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天音回香 (천음회향 : 하늘의 소리가 울려 향기롭다)

 

 

 

 

공후와 생황을 연주하는 모습이 종 옆면에 부조되어 있다.
종을 칠수는 없지만 그 천상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다음 산행은 어디가 될까...

기대반 두려움 반이다.

더욱 심각해지는 코로나 때문에 선듯 나서기가 꺼려지기도 하지만

마스크 잘 쓰고, 거리두기도 잘 하면서....

 

모두들 코로나 조심하며 즐거운 산행 하세요~~